[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법원이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내려진 ‘법외노조 통보처분’은 정당하다고 19일 판결했다.이에 따라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된 이후 15년 만에 노조로서 법적 지위를 상실해 교육계와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이번 판결로 인해 정치권을 비롯한 진보·보수 진영 간 대립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이날 전교조가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이에 따라 1심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됐던 고용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곧바로 효력이 발생해 전교조는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권리를 상실했다.법원 판결에 따라 전교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노동조합이라는 정식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단체협약체결권도 상실돼 그동안 체결된 단체협약은 물론 진행 중인 단체교섭이 무효로 된다.여기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의 각종 지원이 중단되고, 50억 원에 이르는 사무실 임대료를 지원받지 못하고, 전교조 전임자 72명도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또한 매월 봉급에서 원천 공제되는 전교조의 조합비 일괄공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법외노조도 교육 당국으로부터 조합비 일괄공제 업무를 협조 받을 수는 있지만, 당국이 협조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전교조는 이를 대비해 자체적으로 조합비 일괄공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교육부가 이러한 후속조치를 시도교육감에 통보해도 시도교육감이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논란 등 많은 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취임을 앞둔 13명의 진보 교육감들이 전교조의 반발에 동참할 경우 교육계의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갈등은 물론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대립이 불가피해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와 함께 이번 판결로 혁신학교, 무상급식, 역사교과서 국정전환 여부 등 각종 현안을 놓고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대립한 교육계가 더욱 분열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이날 선고 직후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일방적인 정부 주장만을 따른 판결”이라며 “곧바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다시 제기하고 다음주 중 항소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여야 정치권도 법원의 판결에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새누리당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라고 환영의 입장을 밝힌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부끄럽고 망신스런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 현안관련 서면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판결”이라며 “전교조는 대한민국의 실정법을 위반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치외법 노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반면 한정애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부끄럽고 망신스런 일이다. 이번 일로 우리는 박근혜정부 들어 또 다른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게 됐다”면서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줄여나가야 할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켜 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