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일가 성의 보여야”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유동성 문제를 겪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며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요구하고 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2일 “당국에서 마치 경영권을 내놓으라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채권단에서 신규 자금을 주는데 대주주도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성의’는 김 회장의 장남인 남호 씨가 갖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14.06%) 제공을 의미한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그동안 추가 지원을 위해 남호 씨의 지분 제공을 요구해 왔지만, 동부 측은 그동안 금융과 비금융계열 구조조정이 다르고 남호 씨 자산이 김 회장과 별개라며 이를 거부해 왔다.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자율협약이 개시됐지만, 동부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산업은행 한 관계자는 “자율협약은 총수 사재출연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되겠지만,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총수 일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앞서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도 지난 30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김 회장은 동부화재에 대한 아들의 지분이 본인과 상관이 없다면서 채권단에 담보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아들 남호 씨가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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