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개 앱 중 28개는 다운로드 1만회에도 못 미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 은행들이 300억원을 들여 수십 개의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지만, 3개 중 1개는 이용 실적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은 총 88개로, 여기에 투입된 개발 비용만 총 293억6300만원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21개 앱을 개발해 가장 많은 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들어간 개발 비용은 69억5300만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은 45억3700만원을 들여 11개의 앱을 개발했고, 우리은행도 43억원을 들여 8개를 개발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 각각 12개의 앱을 제작했고 투입 비용은 각각 32억5000만원과 22억원이었다.그러나 이들 88개의 앱 중 다운로드 횟수가 100만회를 넘는 앱은 10개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이 3개로 가장 많고, 기업·신한은행 각 2개, 국민·외환·하나은행이 각 1개였다.다운로드 횟수가 1만회도 되지 않는 앱은 28개(32%)였다. 3개 중 1개꼴이다.각 은행이 최소 1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극히 저조한 이용 실적이다.
특히, 다운로드 횟수가 1000회도 되지 않는 앱도 7개에 달했다. 기업은행이 4개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2개, 수출입은행 1개였다.예를 들면 기업은행이 단체고객 가입 때 보조입력 도구로 개발한 ‘ONE현장가입’ 앱은 개발에 3억원의 비용을 투입했지만, 출시 이후 7개월간 다운로드 횟수가 400회에 불과했다.88개의 앱을 개발한 은행들이 정작 홍보를 벌인 앱은 40개(45.5%)에 불과했다. 홍보비용은 총 27억여원을 들였다.하나은행이 10억원(3건)을 넘는 홍보비를 써 가장 적극적이었고, 수출입·광주·제주·전북은행은 보유한 앱에 대해 전혀 홍보비를 투입하지 않았다.기업은행은 가장 많은 앱을 만들어놓고도, 은행 내에 스마트폰 앱을 관리하는 전담 부서도 없었다.김정훈 의원은 “은행들이 수백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십개의 앱을 만들어 놓고도 홍보와 관리 부족으로 실적이 저조하다”며 예산 낭비를 막고 앱 이용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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