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고금리적금, 소비자 이자소득은 ‘쥐꼬리’
상태바
말 뿐인 고금리적금, 소비자 이자소득은 ‘쥐꼬리’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10.28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리 3% 이상 16개 상품 중 기본금리 3% 이상은 1개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시중은행들의 고금리적금이 과도한 카드 이용 등 제약조건이 붙어 있는 탓에 실제로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것으로 드러났다.저금리 기조 속에 일부 시중은행들이 연 3% 이상의 이자를 주는 ‘고금리’ 적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지만, 과도한 카드 이용 등 제약조건이 붙어 있는 탓에 실제로 소비자들이 누리는 금리 혜택은 쥐꼬리 마냥 적기 때문이다.
28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대표 최현숙)가 KB, 우리, 신한, 하나, 외환, 농협, 기업, SC은행 등 8개 주요 은행에서 시판 중인 정기적금 금리를 조사한 결과 1년제를 기준으로 연 3% 이상 금리를 주는 상품(최고금리 기준, 특수계층 대상 상품 제외)은 16개였다.이 가운데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금리가 3% 이상인 적금은 단 1개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상품들은 급여이체, 공과금 납부, 주식거래 등 다양한 우대금리 제공 조건을 요구한다.이 가운데 6개 상품은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 이용실적을 채워야 은행 측이 제시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조인데, 특히 5% 이상 고금리 혜택을 주는 ‘KB굿플랜적금’, ‘부자되는적금세트’,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 등 3개 상품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이 넘는 카드실적을 요구하고 있다.더욱이 이들 상품은 월 불입액을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제한을 두고 있어서 수천만원씩 카드를 긁더라도 실제로 이용자들이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연간 몇만원에 불과하다.KB국민은행의 'KB굿플랜적금'의 경우 최고금리가 8.5%나 되지만, 전용 신용카드인 ‘KB굿플랜카드’를 연간 600만원∼1800만원 사용해야 한다. 이 상품의 월 적금 불입액은 1만 원부터 30만 원으로 소액이다.
이 상품의 경우 카드실적의 20%가 포인트 등으로 적립되는 형식이어서 한도 30만 원을 모두 채우려면 전월의 카드 사용 실적이 15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고객이 얻을 수 있는 세후이자(일반과세 기준)는 기본금리보다 고작 10만원가량 많은 14만원이다.SC은행 ‘부자되는적금세트’도 신용카드를 매달 30만 원 이상, 체크카드는 매달 50만원 이상 사용해야 연 6.5% 금리가 적용된다.이 상품은 월 적립금액이 10만원과 25만원 두 종류뿐이다. 퍼스트가계적금에 가입한 뒤 신용카드를 연 360만원(체크카드 600만 원)이상 결제할 경우 세후이자(일반과세)는 각각 3만5743원, 5만4990원으로 기본금리에 비해 2만원가량 더 붙는다.우리은행의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도 우대금리 2.7%포인트를 더 받으려면 연간 카드 사용실적이 전년도보다 250만원 이상 많아야 한다. 월 불입액 10만원짜리 적금은 카드를 연간 250만원 이상 더 써야 하고, 20만원인 상품은 500만원 이상 더 긁어야 한다.이렇게 되면 기본금리 2.7%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금리가 5.7%가 되고, 이 중 1%가 자동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기부된다. 소비자가 실제로 받는 이자율은 연 4.7%가 된다.월 20만원을 낼 경우 연간 이자는 5만2000원 정도로 기본금리 2.7%(약 3만원)를 적용할 경우와 2만 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1년 뒤 이자 2만원을 더 받기 위해 카드를 수백만원이나 긁어야 하는 것이다.최현숙 대표는 “저금리 기조 탓에 금리가 1%포인트라도 높은 금융상품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점을 이용해 은행들이 소액 단기 저축상품을 이용해 카드 수수료 수입 올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고금리에만 현혹되지 말고 실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