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법원이 최근 교보생명에서 로펌을 상대로 낸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보험 관련 소송에 만연했던 과도한 수임료 배분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2010년 남편 김씨가 사고로 장해를 입은 박씨에게 장해등급 3급에 해당하는 보험금만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박씨는 해당 장해등급 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소송을 시작, 1심 승소를 통해 교보생명으로부터 가지급금 7억5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1등급 장해에 해당하는 금액이다.이에 교보생명 측은 곧바로 항소해 승소했다. 당초 장해등급 3급에 해당하는 약 25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그 무렵 이미 가지급금의 반절 이상인 4억2000만원을 담당 법무법인인 백두에 수임료 명목으로 송금한 상태였다. 이에 교보생명은 법무법인 백두에 과다하게 받은 수임료 중 일부를 돌려달라며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교보생명은 해당 소송에서 다시 승소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항소심에서 패소한 박씨는 채무초과상태에 있어 보험금을 돌려줄 수 없는 만큼 해당 법인이 초과해 받은 보수 중 1억8000여만원을 교보생명에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그간 보험사들은 지급 보험금을 줄이고자 보험 계약자를 대상으로 무리한 소송을 반복해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그러나 이번 판결로 앞으로 보험사들은 상대적 약자인 보험 계약자가 아닌 그 보험 계약자로부터 수임료를 받은 법무법인을 상대로 청구소송을 한층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1심이지만 향후 추이에 따라 상당히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법조계에서도 이번 판결은 상당히 드문 사례라는 반응이다.한 법무법인 소속 손해사정사는 “10년 이상 보험사 관련 소송을 진행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애초 해당 법무법인이 실제 성과와는 별개로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현재 법무법인 백두 측은 수임료 책정 기준 등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 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