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가중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유가 급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러시아 경제의 위기가 확산될 경우 한국 경제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전문가들은 러시아 사태가 한국에 미칠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브라질, 인도네시아, 태국, 베네수엘라 등으로 러시아 사태에 대한 영향이 전이될 경우 2차 효과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연 17.0%로 기존보다 6.5%포인트나 전격 인상했다. 지난 11일 이후 5일 만에 내려진 조치로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째 인상이다.러시아의 이 같은 금리인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의 경제 제재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풀이된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은 미봉책만 만큼 금융 불안을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리인상 발표 직후 역외거래에서 루블화의 가치는 소폭 반등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져 신용등급 강등 및 외환보유고 소진 등 디폴트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김재홍 신영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금융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은 서방의 경제 제재와 유가 급락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라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봤다.김 연구원은 이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내수가 침체될 가능성이 커졌고, 최악에는 신용등급 하락과 자본 통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유승민·허진욱·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원자재 수출 비중이 크고 경제개혁이 미진한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상적자 확대와 통화가치 절하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