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를 잡아라"…불황 속 ‘엔젤산업’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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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를 잡아라"…불황 속 ‘엔젤산업’고공행진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5.01.18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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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시대·식스포켓 현상 등 성장 배경도 다양
IT·금융·가구업계 등 ‘키즈 사업’ 영역 확대

▲ 백화점 완구 매장에서 어린이와 고객이 장난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아이파크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 4살 자녀를 둔 박모(이천·30)씨는 “불경기라고 해도 내 아이에게 먹이고 입히는 돈은 줄이지 않는다”며 “맞벌이 부부라도 생활비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 편이다. 대략 짐작해 봐도 생활비의 절반은 아이에게 들어간다”고 말했다.

‘엔젤산업’이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젤산업이란 영유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엔젤산업의 성장을 이끈 배경에는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하나나 둘만 가지고 집중 투자하는 사회 풍조와 함께 맞벌이 가정 증가로 가계소득이 높아지면서 부모의 관심이 오로지 아이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데 기인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력 있는 조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손자에게만큼은 지출을 아끼지 않는 ‘식스포켓’ 현상과 함께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역시 경제력 있는 이모, 삼촌들을 일컫는 ‘에잇포켓’ 현상 또한 성장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장난감·인형·의류 등에 관심을 보이는 어른을 일컫는 ‘키덜트족’ 역시 엔젤 시장의 핵심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국내 엔젤산업 규모는 지난 2012년  27조원으로 2002년 대비 10배 가량 성장,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10%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한 자녀 부모가 늘고 부모의 소비활동이 전적으로 자녀에게 쏠리면서 의류, 완구 등에 한정되어 있던 엔젤산업은 최근 시장 파이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업종 불문 다양한 기업들 역시 ‘키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최근 어린이들이 태블릿PC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자업계에서는 최근 교육용 태블릿 PC를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포토북이나 어린이용 스마트 워치 등 다양한 엔젤 상품들을 출시 중이다.

또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거의 모든 금융기관에서 영유아 및 초등학생 관련 금융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실제 어린이 펀드의 경우 지난 2013년 7월 기준 약 60여개 가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 5일제 시행과 부모들이 개인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인 키즈카페, 테마파크 역시 인기를 끌며 황금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구·침구업계도 활발히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3∼6세를 메인 타깃으로 한 ‘리바트키즈’를 론칭했으며, 까사미아도 ‘까사미아 키즈앤주니어’를 운영 중이다. 소파 전문기업 로코코소파 역시 ‘로코코 키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키즈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한가정, 한자녀’인 이른바 ‘외둥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 아이에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 하는 부모 심리와 자녀에 거는 기대와 관심이 쏠리면서 아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 관련 시장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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