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영업이익률 하향세…“기업경쟁력 약화”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새 순이익률 하락 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컸다.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순이익률은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새 2.9%포인트 하락했다.
세계 주요 25개국 가운데 칠레(-3.6%포인트)에 이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순이익률은 0.2%포인트 개선됐고 신흥국 순이익률은 1.1%포인트 낮아졌다.한국과 주요 산업 부문에서 경쟁 관계인 일본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1.3%포인트 상승해 주요국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일본에 이어 스웨덴(1.1%포인트), 말레이시아(0.9%포인트), 미국(0.8%포인트), 터키(0.3%포인트) 등의 순이익률이 상승했다.한국과 칠레 외에 2%포인트 넘게 수익성이 떨어진 국가는 브라질(-2.6%포인트) 뿐이었다.국내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2013년을 기점으로 신흥국과 전세계 평균치보다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순이익률은 5.5%로 전세계(7.9%)와 신흥국(5.9%) 평균에 못 미쳤다. 2013년에도 한국은 5.5%로 전세계(7.7%)와 신흥국(6.1%) 평균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졌다.2012년에는 한국 순이익률이 7.6%로 전세계(7.5%)와 신흥국(6.4%)보다 높았지만 역전된 것이다.수익성 저하는 한국 증시가 주요국 증시보다 저평가되는 원인이 됐다.
같은 기간 한국 주식시장 수익률은 8.4%로 비교 대상 25개국 가운데 러시아(-15.2%), 칠레(-15.1%)에 이어 세 번째로 부진했다.코스피는 지난 한해 동안 4.8% 하락해 연간 수익률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19위였다.이러한 수익성 악화는 한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제조업의 부진 탓이 크다.국내 제조기업 수익성은 하락 추세를 이어왔다.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970년대 연평균 8.4%, 1980년대 7.3%, 1990년대 7.0%, 2000년대 6.3% 등으로 떨어졌다.2012년에는 5.1%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회복됐지만 2013년 5.3%, 지난해 상반기 5.5% 등으로 여전히 5%대에 머물고 있다.이러한 하향 추세 속에 국내 제조기업 수익성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영업이익률은 전세계 주요 46개국 가운데 2012년 29위, 2013년 30위, 지난해 상반기 33위로 하락했다.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 기준으로도 국내 제조기업 수익성은 2012년 34위, 2013년 35위, 지난해 상반기 40위로 최하위권이다.수익성 악화는 결국 한국 제조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선진국 제조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고 있고 중국 등 신흥국들은 빠르게 추격해오고 있다. 여전히 세계 경기 부진과 엔화 약세 등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있고 신생기업들은 한국의 주력 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혁신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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