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기 국민은행·하나은행 가장 많이 줄여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은행 자동화기기들이 사라지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은행들이 영업점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이다.12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의 시중은행 자동화기기 설치현황에 따르면 현금자동지급기(CD)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포함한 국내 은행들의 자동화기기 대수는 최근 몇 년간 뚜렷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그 이전까지는 일부 증가세를 보이기도 하던 ATM의 경우 2013년을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2013년 6월말부터 2014년 6월말 1년 사이 총 579대(1.8%)가 사라졌다.개별 은행별로는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204개의 CD기와 39대의 ATM을 줄였고, 국민은행은 ATM만 총 233대를 철거했다. 우리은행은 17개의 CD기와 14대의 ATM을 줄였고, 하나은행은 52대의 CD기와 178개의 ATM을 없앴다.외국계은행도 다르지 않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경우 2013년 6월말부터 2014년 6월말 사이 18대의 CD기와 56대의 ATM을 줄였고, 한국씨티은행은 55대의 CD기와 39대의 ATM을 철거했다.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농협은행의 경우 1년 동안 263대의 CD기를 줄였으나 ATM의 경우 190개 늘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2013년 12월 2014년 6월 사이에는 다시 56대의 ATM을 없앴다.
은행들은 자동화기기 감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점 통폐합을 꼽고 있다. 지점을 없애거나 혹은 규모를 줄이면서 ATM들이 갈 곳을 잃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터넷 뱅킹 등이 활성화되면서 은행 창구거래 비중이 줄어들어 지점 없이 자동화기기를 일부러 유지해야할 명분도 사라졌다.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9월말 기준 인터넷뱅킹 서비스 등록고객수는 전분기말대비 1.6% 증가한 1억110만명이다. 스마트폰뱅킹의 등록고객수는 4559만명으로 전분기말대비 6.1% 증가했다. 직접 지점이나 자동화기기 센터에 들러 은행 업무를 보는 실 사용자가 줄었다는 의미다.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이 없어질 경우 해당 지점에 있던 ATM을 없애면서 전체 대수가 줄어들었고, 또 일부 지점의 경우 인터넷뱅킹 활성화 등으로 사용량이 줄어든 ATM을 중심으로 대수를 줄여나가는 작업이 있었다”고 말했다.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은행들이 자동화기기 운영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도 원인 중 하나다.실제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2007년 23.0%에서 2013년 11.9%로 떨어졌다. 수수료 수입이 비이자이익에서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동화기기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자동화기기를 운영해 얻을 수 있는 수익 및 홍보효과를 상회한다고 볼 수 있다.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동화기기를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다”며 “해당 통계 반영 이후 시점에도 추가적으로 자동화기기를 줄였고, 올해도 계속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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