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로 서울 포함 전국 부동산 분위기 냉각
트럼프 재집권 확정에 기준금리 등 불확실성 확대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 비율)을 2년 연속 동결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출규제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금리인하 폭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에선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국토연구원 '2024년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117.7로 한 달 새 8.1포인트(p) 하락했다.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7~8월 잇달아 140대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125.8, 10월 117.7로 급락했다.
해당 지수는 95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을 의미한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 소비심리 지수는 전월 대비 8.0p 하락한 113.1을 기록했다.
국내 아파트 매매시장을 주도하는 서울 매매심리가 급랭하고 있고 수도권 매매심리는 6개월 만에 보합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지난 9월부터 상승 폭이 둔화됐다. 매매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실거래가격 지수 하락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공동주택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0.0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가 하락한 것은 작년 12월(-1.19%) 이후 9개월 만이자, 올들어 첫 하락 전환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185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계약일 기준), 8월 6479건을 기록했지만 대출 규제가 시작된 9월 3099건으로 급감했다.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19일) 기준으로 3354건으로 여전히 부진하다.
대출 규제 여파로 매수자들이 움츠러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발 금리 불확실성까지 맞물리면서 당분간 부동산시장에 관망세가 팽배해질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정부가 기준금리와 별개로 스트레스DSR을 통해 개별 대출액을 조절하고 있고, 시중은행들도 가산금리를 더하는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 트럼프가 표방하는 보호무역주의는 고환율·고물가로 이어질 수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책대출 및 제2금융권 대출이 제한되는 등 정부의 대출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강력한 보호주의로 현지 금리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이고 국내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 및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