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이제 빚 내서 빚 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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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이제 빚 내서 빚 갚는다”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3.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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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월세 가속화 과정서 깡통전세 우려
[매일일보] 기준금리가 사상 첫 1%대로 진입하면서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폭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00%에서 1.75%로 인하했다.
지난해 8월과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데 이어 다시 5개월 만에 0.25%포인트 더 내린 것이다.이로써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3%대 초반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 3.33%에 금리 인하폭 0.25%포인트를 감하면 주택대출 금리가 3%를 가까스로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2억원을 대출받은 사람은 지난해 8월 이후 연 150만원 안팎의 이자 경감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지난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LTV·DTI 완화 조치까지 고려하면 더 낮은 금리로 더 많은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이 때문에 가계대출 급증이 우려되는 현실이다.실제로 지난해말 기준 가계부채는 1089조원으로 1년새 68조원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이 20조4천억원 늘었는데 증가분의 대부분(88.7%)을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했다.올해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하다.부동산 비수기인 1월 7000억원이 증가한데 이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3조7000억원 늘어 월간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주택대출은 4조2000억원 폭증했다.이런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가계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얹는 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청문회에서도 가계부채에 대한 위기의식에 대해선 여야의 구분이 없었다.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금리인하에 대해 “일반 국민에게는 경제활성화 효과보다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계 부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이 전 최고위원은 “이제 집을 전세 놓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1%대 금리로 간다면 은행에 보증금을 넣어둘 이유가 없다고 보고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으며 또는 전셋값을 올리게 될 것”이라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흐름에 기름을 붓는 격이고 이렇게 되면 전셋값이 더 뛰어 깡통 전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반면 정부는 가계부채에 대해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한국의 가계대출은 상환 능력이 양호한 소득 4∼5분위의 고소득 차주가 전체의 70%를 보유하고 있어 상환능력이 좋은 편이고 금융자산이 금융부채의 배 이상이어서 부채의 담보력도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또 연체율과 LTV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금융사들의 자본건전성이 좋아 손실 흡수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급속히 위축하는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가계소득 개선이 부진한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부채를 축소하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가계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가계대출구조를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하고 서민·취약계층에게는 별도의 맞춤형 지원책을 제시할 예정이다.정부는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으로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구성해 가계부채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공유하고 안정적인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협의체는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미시적·부분적 분석과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2금융권 비주택대출(상가·토지담보대출 등) 관리 강화 △대출구조 개선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금융권 심사관행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또한 정부는 가계대출구조를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하고 서민·취약계층에게는 별도의 맞춤형 지원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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