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제조업체 환불 방안 ‘오리무중’
이미 복용한 소비자들 안전성도 불명확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한국소비자원과 네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논란 공방이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와 함께 한국소비자원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혼란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다.과거 백수오 관련 상품을 구입한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 만약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를 속아 먹었더라도 안전한 것인지 여부가 명확치 않기 때문.이미 복용한 소비자들 안전성도 불명확
◇ 홈쇼핑·제조업체, 환불 방안 ‘오리무중’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 성분을 확인한 29개 제품을 소비자가 백화점·마트에서 구매 한 경우 구매 시점이나 개봉 여부 등에 관계없이 모두 환불받을 수 있다.문제는 그동안 백수오 관련 제품들을 대량 판매한 TV홈쇼핑이다. 특히 관심의 초점인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지난해 백수오 제품 매출의 무려 75%를 홈쇼핑을 통해 팔았기 때문에 홈쇼핑의 환불 정책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하지만 지금까지 홈쇼핑 업체들은 과거에 판매한 백수오 제품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궁’을 판매한 홈앤쇼핑 관계자는 1일 “기존 규정에 따라 배송받은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경우 환불이 가능한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에 구입한 백수오 제품 처리 방안까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식약처 같은 기관의 전량회수 등 뚜렷한 지시가 없는 한 우리가 독자적으로 방향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당장 환불의 범위·방법 등을 언급하기 어려운 것은 ‘가짜 백수오’를 적발한 소비자원도 마찬가지다.소비자원 관계자는 “다음 주께 유통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어 환불과 관련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만 밝혔다.제조업체인 내츄럴엔도텍 역시 이날 휴일임에도 대부분의 간부급 사원들이 출근해 환불 방법 등을 포함해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려운 상황이다.◇안전성 문제 시 대규모 손해배상 전망
더구나 ‘가짜 백수오’ 이엽우피소의 안전성도 변수다.일단 식약처는 “사용 실태 자료가 없어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허용하지 않은 상태지만 한국독성학회 자문 결과 등을 종합할 때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섭취해도 인체에 위해성은 없다”는 입장이다.하지만 대한한의사협회는 “이엽우피소도 한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분명히 약재로도 쓰일 수 있는 식물이지만, 이엽우피소를 백수오의 대용으로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이엽우피소 안전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논란이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만약 향후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제기될 경, 이번 가짜 백수오 사태는 단순히 환불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손해 배상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있다.백수오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 이후 소비자센터에 ‘복용했는데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내시경 검사까지 해보겠다’는 전화까지 걸려왔다”며 “만에 하나 고객이 극히 미량의 이엽우피소를 먹었다해도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엽우피소의 안전성까지 문제가 된다면 정말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