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번 만난 트럼프 "오직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
'北과 단절' 尹 정부, 北美 정상 외교 재개 시 '패싱' 우려도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시절 3차례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북미 정상 외교가 추진될 경우 북한과의 교류 단절을 넘어 적대 관계로 돌아선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 안보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팀은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러한 새로운 외교 노력을 통해 북한과 무력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측 인사들은 이미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고 친서도 교환한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접근하는 것이 북한과의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러한 논의는 가변적인 상태로, 트럼프 당선인이 최종 결심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시절인 2018년 6월에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다. 같은해 6월에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세 번째 만남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합류해 '3자 회동'이 성사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기간 중 "김정은은 나를 그리워할 것", "핵을 가진 자와는 잘 지내는 게 좋다" 등 발언을 해왔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이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의 일부 구간을 폭파한 것을 두고 "나쁜 소식"이라며 "오직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 집권 1기 때 대북특별부대표 등을 하며 북·미 정상회담 실무를 맡은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으로 발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웡 내정자를 두고 "대북특별부대표로서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의를 도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적극적인 김 위원장과의 대화 의지와 달리 현재 윤석열 정부와 북한과의 대화는 완전히 단절된 상태다. 과거 북미 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제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9·19 남북군사합의마저 파기해 군사적 충돌을 막을 마지막 평화의 안전핀까지 제거해버렸고, 확성기와 전단지, 오물 풍선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왔다"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윤석열 정부의) '자유의 북진'이라는 흡수통일론은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와 같다"고 우려했다.
북한은 올해 총 31차례에 걸쳐 남쪽으로 쓰레기 풍선을 띄웠다. 이러한 남북 대치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북미 정상 외교 재개 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남북 대화를 활발하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관계 개선은 (우리가) 완전히 '패싱'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지난 18일 "북한이 한국을 패싱하고 대화를 나눌 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