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 “확대 적용 강경 반대”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의지를 내비치며, 소상공인들과의 의견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인 미만 사업장은 531만4600개로 전체의 86.5%에 달한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 적용되며 5인 미만 사업장은 예외 대상이다. 따라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는 주52시간제 및 연차휴가, 주휴수당, 임시공휴일 등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정부의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움직임이 관측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 초부터 노동약자 보호를 강조해왔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적용과 노동약자 지원·보호법 등을 꼽을 수 있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고용노동 정책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 브리핑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은 단계적 방안 마련을 위해 조사·분석과 사회적 대화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도 궤를 같이한다. 국민의힘은 최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와 플랫폼 노동자 등을 위한 노동약자지원법 제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확대 적용이 본격화되면 반대 행동에 나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21일 소공연 마포교육센터에서 소속 회원사를 대상으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차후 행동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2대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소상공인 사업장 일괄적용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지역 사무실에 대한 항의방문과 기자회견, 전국 지회·지부 현수막 시위와 대규모 상경 시위를 논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어진 경과보고에서 차남수 소공연 정책홍보본부장은 ”근로기준법이 소상공인 사업장까지 확대되면 근로기준법의 원래 취지인 근로자 보호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소상공인들에게 경제적, 행정적 부담만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이미 이 사안은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영세사업장의 현실을 고려해 5인 미만 사업장의 일부 근로기준법 미적용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인건비 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악화는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소공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 사업체 월평균 매출액은 2022년 1190만3000원, 지난해 1232만5000원, 올해 1223만6000원으로 연평균 성장률(CAGR) 0.9%에 그쳤다. 월평균 영업이익은 2022년 265만6000원, 지난해 282만3000원, 올해 273만2000원으로 CAGR 0.9%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