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중재기구서 첫 심리…양측간 치열한 법리 공방 예고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소송액이 5조원대에 이르는 한국 정부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시된다.이번 소송전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벌이는 사실상 첫 ISD인데다가,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걸려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세계은행 산하 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 내 ICSID에서 한국 정부와 론스타 관계자 등 소송 당사자와 대리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심리를 개최한다.오는 24일까지 열흘간 열리는 이번 심리는 소송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일반인들이 참관하지 못하는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다.이번 소송전은 론스타가 한국 정부의 외환은행 매각 지연과 불합리한 과세로 무려 46억7900만 달러(한화 5조10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며 2012년 11월 21일 ISCID에 중재를 신청한 데서 비롯됐다.이에 따라 1차 심리에서는 외환은행 매각승인 절차와 과세 문제를 둘러싼 론스타 측의 주장과 우리 정부의 반론을 청취하는 초기 구두심문과 관련자들의 진술을 듣는 증인심문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해 론스타는 국내 로펌인 세종과 미국 대형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을, 한국 정부는 태평양과 아널드 앤드 포터를 각각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워 첨예한 법리 공방을 전개할 예정이다.특히 한국 정부는 이번 소송전의 중요성을 고려해 법무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등 6개 유관 정부부처 팀장급 실무자 10여 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워싱턴 현지에 파견했다.김철수 법무부 국제법무과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정부는 국내법은 물론이고 국제법규에 따라 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론스타 측이 중재를 신청한 이후 유관 부처들과 함께 합동 대응팀을 꾸려 모범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밝혔다.김 과장은 이어 “정부로서는 이 같은 유관부처들의 합동대응을 통해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소송절차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