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등급 금융사들 홈페이지서 공시 숨기기 급급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금융사 민원 평가 결과에 대한 각 금융사의 안내 미흡으로 해당 정보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지닌 금융 소비자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과 신용카드,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등 6개 권역 81개 금융사는 2014년 민원평가 결과를 지난 8일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금융사들은 민원평가 결과 공개가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해 해당 결과를 화면 하단에 배치하거나 내부 공지사항에 게시글로 남겨두고 있다. 특히 평가 등급이 낮은 금융사일수록 이 같은 안내는 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실제 은행권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은 농협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첫 화면이 아닌 내부 공지 게시글로 민원 평가 등급을 공개하고 있다. 같은 등급을 받은 한국SC은행은 그나마 화면 하단 공지로 등급을 안내했다.국민은행 역시 외부 안내가 아닌 내부 공지를 통해 4등급이라는 민원평가 결과를 알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는 상단 공지를 통해 등급을 알린 바 있다.3등급 보통 평가를 받은 우리은행도 공지 게시판을 이용해 소극적으로 평가 결과를 알렸다. 같은 등급을 받은 하나은행은 홈페이지 상단에 민원발생평가 결과를 안내했다.2등급 양호를 받은 기업은행과 외환은행, 신한은행은 홈페이지 첫 화면 내에 해당 등급을 안내했다.카드사의 경우1등급을 받은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홈페이지 상단 공지를 통해 등급을 안내했으나 삼성카드의 경우 공지사항 게시글을 통한 안내에 그쳤다.3등급의 국민카드의 경우 홈페이지 중간 부분에 평가 결과를 작게 안내했으며 하나카드는 공지사항의 게시글을 통해 결과를 알렸다.4등급의 현대카드는 홈페이지 상단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낮은 민원평가 등급을 알렸으나 5등급의 롯데카드는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결과를 알리는 것에 그쳤다.생명보험업종의 경우 상대적으로 등급과는 무관하게 공시가 이뤄졌다.
5등급을 받은 동양생명과 KB생명, PCA생명 등은 모두 홈페이지 첫 화면에 ‘매우미흡’이라는 민원평가 결과를 공지했다.반면 4등급을 받은 매트라이프 생명의 경우 홈페이지 내부 공지사항의 게시물을 통해 결과를 안내하는데 그쳤다.3등급의 현대라이프는 홈페이지 화면 중단에, 푸르덴셜 생명은 홈페이지 하단에 결과를 안내했다.2등급을 받은 흥국생명과 라이나생명, 동부생명은 홈페이지에 팝업과 상단 공지를 통해 결과를 안내했다. 다만 같은 등급을 받은 삼성생명의 경우 해당 결과를 홈페이지 하단에 붙여 넣었다.1등급의 교보생명과 농협생명, 신한생명은 홈페이지 상단, 눈에 잘 띄는 위치에 해당 결과를 위치시켜 안내했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내부 공지사항의 게시글을 통한 안내에 그쳤다.손해보험업종의 경우 5등급을 받은 AIG손해보험은 홈페이지 중단부에 해당 결과를 공지하고 나섰으나 하이카다이렉트의 경우 공지사항 내 게시글로만 결과를 안내했다.4등급의 롯데손해보험과 3등급의 현대해상, 흥국화재 등은 공지사항 내 게시글로 평가 결과를 안내한 반면, 3등급의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는 홈페이지 상단과 중단에 결과를 안내했다.2등급의 LIG손보와 1등급의 삼성화재, 한화손보는 홈페이지 하단에 등급 결과를 안내했으며, 1등급인 농협손보는 상단 가장 눈에 띄는 부분에 해당 결과를 공지했다.증권업종의 경우 5등급의 유안타증권은 홈페이지 하단에 매우미흡이라는 평가 결과 안내를 붙여 놓았고, 4등급인 대우증권과 NH투자증권 경우 공지사항의 게시글을 통한 안내를 시행했다. 같은 등급인 동부증권은 홈페이지 하단에 움직이는 메뉴 중 한 부분에, 한화투자증권은 홈페이지 하단에 해당 내용에 대한 안내를 올렸다.3등급 중에서는 키움증권이 화면 상단 움직이는 공지 중 한 컷을 평가 안내에 할애했고, 삼성증권의 경우 공지사항의 게시글을 통한 안내에 그쳤다.1등급인 현대증권은 홈페이지 중단에, 2등급인 대신증권은 홈페이지 상단에 작은 글씨로 결과를 안내했다. 2등급인 하나대투증권은 공지사항 게시글을 통해서만 안내했다.이처럼 각 금융사들이 민원평가 결과 안내를 각자 입맛에 맞는 형태로 진행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이용하려는 금융사의 민원 처리 수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한 은행 이용자는 “두 은행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는데, 한 곳에서는 평가 결과가 나와 있고, 다른 한 곳에는 결과가 특별히 나와 있지 않아 이해할 수 없었다”며 “민원 평가라는 것은 소비자와 밀접하게 연관된 정보임에도 금융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이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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