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비상’...일본 엔저공세·중국 기술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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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 ‘비상’...일본 엔저공세·중국 기술공세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6.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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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수입 5개월 연속 감소세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일본의 엔저 공세로 수출 감소율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마저 기술격차를 좁히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크게 줄이면서 한국의 ‘샌드위치 신세’가 더 심각해 진 영향이다.
1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세계 36개 주요 금융기관 중 22곳(61%)은 일본은행이 올해 안에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10곳은 추가 통화완화가 오는 7월까지, 12곳은 오는 10월까지 단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이 애초 기대를 밑돌면서 일본은행이 최대 목표로 내세운 물가상승률 2%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문제는 일본은행이 추가 통화완화를 단행할 경우 엔저가 한층 진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블룸버그에서 지난 1분기 엔 환율을 가장 잘 예측한 기관으로 선정된 영국의 외환정보 서비스업체 에버리 파트너스는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가 불가피한데다 4분기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엔화 매도세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이처럼 엔저가 한층 격심해질 경우 이미 엔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경우 수출에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말 123엔 후반대까지 올라 2002년 12월 초 이후 12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특히 원·엔 재정환율이 지난해 5월 29일 100엔당 1,000.89원에서 지난 28일 현재 896.59원으로 하락하면서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1년간 11.63% 급등했다.이 같은 엔저 심화와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미국의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올 들어 한국의 월간 수출액 역시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수출액은 앞서 전년 대비 올해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 각각 줄어들었고 5월 들어서도 10% 이상 감소하는 등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올 1∼5월 전체로는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수출 물량도 5월 들어 3.1% 줄었다.
중국 역시 기술격차와 시장점유율 부문에서 추격을 가속화 하면서 한국의 수출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시티리서치 보고서는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기술력이 2012년에는 한국의 86.1%였으나 2014년에는 88.9%로 올라갔다고 전했다. 시간으로 환산한 기술격차는 1.9년에서 1.4년으로 줄었다.중국은 한국의 시장점유율도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3.1%로 유지됐으나 20개의 주요 수출제품군 가운데 10개가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중국의 점유율은 10.6%에서 12.3%로 올라갔고 20개 제품군 가운데 19개가 점유율을 늘렸다. 현시비교우위(RCA) 분석에 따르면 중국이 한국에 대해 비교 우위를 갖는 제품군은 같은 기간 7개에서 13개로 늘었다.2012년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한국 수출의 탄력성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한국 수출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의 성장률이 7% 대로 둔화한 시기와 일치한다.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지만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제한과 경기 둔화로 한국이 직접적 타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서 총수입 대비 가공무역의 비중은 2000년 41.1%에서 지난해 25.2%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은 2004년 가공무역 금지 품목수를 241개에서 지난해 1871개까지 늘렸다.이로 인해 한국의 대중수출은 두자릿수 증가율에서 한자릿수로 또, 마이너스 증가율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실제 중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은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이 과거와 같이 제조업 기술력으로 경쟁하기 힘들어졌다면서 일본의 최근 20년의 모습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중국이 제조기술력은 높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외제 화장품을 쓰듯이 소비재 쪽에서 브랜드 기반으로, 기능적 경쟁력이 아닌 브랜드 소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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