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동반 침체 영향...추경 편성 주장 힘 얻어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저유가·저금리·저원화가치로 저성장 굴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들떴던 한국 경제가 수출과 내수의 동반 하락세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9일 국제 금융시장에 따르면 현재 한국 경제는 올해 초 예상한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올해 들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유가와 세계적인 초저금리, 1100원대의 원·달러 환율 등의 조건이 갖춰지자 사람들은 1980년대 중반의 호황을 떠올리기 시작했다.올해 초만 해도 1980년대처럼 저유가와 저금리로 내수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유가는 지난해 6월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고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었다.기대와는 달리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올해 1분기 한국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72.3%를 기록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2003년)한 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씀씀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태'로 식어버린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내수 부진과 함께 한국 성장의 동력이었던 수출 엔진도 꺼져 갔다 .한국의 월간 수출액은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 감소율(10.9%·작년 동기 대비)은 세계 금융위기 발생한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근 6년 만에 최대치를 보여 우려감을 더했다.수출과 내수 부진 속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4분기 2.70%에서 1분기 2.40%로 떨어졌다.전문가들은 3저 현상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뀐 이유를 세계 경기가 좋았던 1980년대의 환경과 지금은 다르다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과 중국 등 경제대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유효 수요가 부족해 저유가·저금리 효과가 크게 빛을 보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