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농협금융 가입 건수 10건도 안돼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보험입점 복합점포를 허용한지 한 달이 넘었지만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과 3일 하나생명과 NH농협생명이 복합점포내 보험매장을 열었지만 두 매장을 합해 한 달간 이뤄진 보험 계약건수가 10건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복합점포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소비자들의 인식 또한 낮아 은행‧증권‧보험 원스톱 서비스는 섣부른 감이 있다는 평가다.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금융 소비자 편익 도모를 명목으로 ‘보험사의 복합점포 입점 추진방안’을 발표, 금융지주사별 3개 이내로 2017년 6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확대 여부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업계는 보험상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영업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점포 내 별도로 마련된 보험 창구로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만 영업을 허용하고 있어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금융위는 시범기간 동안 복합점포 내에서 보험 직원 등이 보험상품을 모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고객의 필요상품을 환기시키는 1차 상담을 마친 후 맞춤형 상품을 준비해 2차 면담을 잡아야 하는 등 2~3회 이상 상담을 해야 청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웃바인드 영업을 할 수 없어 판매가 쉽지 않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복합점포내 보험영업은 인바운드 영업만 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상품을 준비해 놓더라도 고객이 안오면 더 이상의 진행되지 않아 판매가 어렵다”고 전했다.이와 같은 규제가 원스톱 금융서비스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렇다보니 올해 초와는 다르게 복합점포내 보험입점 활성화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여기에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와 보험대리점들의 반대 목소리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삼성‧한화‧교보생명과 현대해상‧동부화재 등 비은행계 보험사들이 불리해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또 복합점포를 찾은 고객에게 해당 보험사 소속 별도의 설계사를 소개해 점포 밖에서 상품판매를 알선하는 등 은행에서 보험을 팔 때 한 보험사의 상품 비중을 25% 이상 넘지 못하게 규제하는 ‘방카슈랑스 룰’이 개질 우려가 있어 반발하고 나섰다.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성급하게 보험입정을 허용해 은행계 보험사와 비은행계 보험사 간 갈등이 커졌다”며 “거기에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영업이 제한된 부분이 커 향후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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