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효과’ 이후 주거래 이동 줄었지만 소비자 관심 ‘여전’
은행권, 주거래 신규상품 및 이벤트로 경쟁체제 돌입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계좌이동제가 시행 초기 뜨거운 관심을 끌며 은행권을 긴장시키고 있다.은행들은 주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서서히 달라지는 경쟁 환경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계좌이동제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이끌곤 있지만 실제 주거래 이동 성적으로 명확히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첫 선을 보인 계좌이동제를 두고 소비자와 업계가 모두 예의주시하고 있다.계좌이동제의 시행 첫날인 지난달 30일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계좌이동 처리를 할 수 있는 페이인포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려 한때 서비스가 지연됐고, 접속 건수도 20만건에 육박했다.계좌이동제와 페이인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금융결제원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같은날 오후 5시까지 페이인포 사이트에 접속한 건수는 18만3570건에 이른다. 이 중 해지한 건수는 5만6701건, 변경한 건수는 2만3047건이다.이는 페이인포가 조회 및 해지에 국한해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7월1일 접속 건수의 7.5배, 해지 건수의 5.1배에 해당한다.다만 시행 둘째 날인 지난 2일에는 페이인포 사이트 접속자 수가 첫날에 견줘 크게 감소했다.페이인포 접속자 수는 2만9467명으로 첫날 접속자수의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변경은 1만1470건, 해지는 1만3609건으로 첫날보다 각각 9438건, 4만3092건 줄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에서는 은행별 서비스 품질에 따른 계좌이동 보다는 자동이체 정리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사용하지 않는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를 주거래 계좌로 이동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것이다.이러한 하락세에도 금융결제원 측은 ‘첫날효과’를 제외하고도 만 여건 넘는 변경 건수가 나오고 있는 만큼 여전히 고객들의 관심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이에 은행들은 자동이체 관련 새로운 상품을 내놓거나 이벤트를 마련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KEB하나은행은 지난 2일 개인사업자에게 다양한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자 주거래 우대통장’을 출시했다. 신용카드 가맹점주와 일반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KEB하나은행이 ‘행복knowhow 주거래 우대통장’을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또 다른 콘셉트로 신상품을 출시한 것.KB국민은행은 ‘KB국민ONE통장·적금’에 신규가입하고 30일까지 계좌를 유지하는 고객 가운데 추첨을 통해 KB 기프트 카드 100만원, 신세계 상품권 10만원 등을 제공한다. 또한 페이인포를 통해 신규 변경한 고객과 KB국민은행의 모든 입출금통장으로 아파트 관리비, 지로 등 자동이체를 신규 등록한 고객에게도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신한은행은 신상품 출시보다는 지속적으로 기존 상품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이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전국 영업점에서도 고객들에게 주거래 패키지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신한은행은 다음 달 8일까지 자동차(아반떼·스파크)를 경품으로 내건 초대형 경품 이벤트도 마련했다.우리은행은 최초 거래 은행을 계속 이용하는 국내 금융 소비자의 특성에 맞춰 ‘첫거래 고객 이벤트’를 지난 2일부터 12월31일까지 실시한다.SC은행은 오는 11월30일까지 자동이체를 2건 이상 신규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최신 스마트워치와 영화예매권을 증정하는 자동이체 신규등록 이벤트를 실시한다.SC은행 수신상품팀의 김용남이사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많은 고객들이 SC은행의 경쟁력있는 주거래 통장들을 접해보고, 금융생활 패턴에 따라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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