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수준 유지하다가 장기적으론 인상 쪽으로 가닥 잡을 듯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은행이 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총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기 회복세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6월엔 기승을 부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경제타격이 우려되자 한은은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 하강에 대응했지만 메르스의 타격을 간신히 극복한 수준일 뿐 경기 회복세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1.2% 늘었지만 정부 소비확대 정책의 일시적 효과일 뿐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내수가 본격 회복됐다는 징후는 찾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소비가 다시 급감하는 ‘소비 절벽’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분기 성장률은 작년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개 분기 동안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우리 경제의 최대 버팀목이던 수출은 올 들어 매월 감소세를 이어가 지난달에는 지난해 동기대비 15.8%가 줄면서 6년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기준금리를 내린 뒤 경기부양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는 한은 측 설명을 고려하더라도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사실상 실종된 것이다.이런 경기상황만 놓고 보면 앞으로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함하는 경기부양 정책이 계속 나와야 한다.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 후퇴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기대했던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은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한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가계 빚의 폭증세다.지난 6월 말 가계가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거나 상품을 외상으로 구입한 자금을 합산한 가계신용은 1130조5000억원에 달했다. 1년 새 약 100조원이나 급증한 셈이다.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10월 말 624조8000억원으로 한 달 새 9조원이 늘어 월중 증가 폭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