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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학회가 개최한 동계 정책심포지엄에서 ‘미국 금리인상 이후 통화신용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국 금리 인상은 우리나라 통화정책 환경의 중기적 국면 전환에 해당하는 커다란 변화이므로 한국은행은 경기와 물가에 주목했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역할을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경제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넣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크게 해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는 물가안정 추구만으로 사전에 방지할 수 없었다”며 “1930년대 대공황 등 경제위기의 배경에는 팽창과 붕괴를 반복한 신용순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발생·증식한 기간에는 중앙은행이 경계할 정도의 인플레이션 기미가 없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1980년대 이후 중앙은행의 주된 역할이 물가안정으로 한정되면서 위험요인의 증식을 인지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정책대상 기관이 은행, 은행지주회사, 수협의 신용사업 부문 등에 한정돼 있다며 비은행 금융기관의 신용총량을 조절할 권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특히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비은행 금융기관의 공동요구를 요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또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인상 기준을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장정석 한국은행 조사총괄팀장은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금리 인상이 임박함에 따라 신흥국의 자금유출 및 세계경제 회복 기조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장 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여건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신흥국 경제 불안이 국내 경제로 전이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