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하위…1위 아이슬란드는 89%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한국의 전체 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에 불과해 회원국 평균(9.2%)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5 재생에너지 정보’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차 에너지 총 공급량(TPES)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1.1%로 잠정 집계돼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990년(1.1%)부터 25년간 제자리걸음 했다. 한국 다음으로 재생에너지를 적게 쓰는 나라는 룩셈부르크로 4.4%였다. 네덜란드(4.6%), 일본(4.9%) 등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작았다. 반면, 아이슬란드는 1차에너지 가운데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무려 89.3%로 가장 높았다. 노르웨이는 2위로 43.5%였으며 뉴질랜드(39.1%), 스웨덴(34.4%), 칠레(32.4%), 오스트리아(30.8%) 등이 뒤를 이었다. 핀란드(29.6%), 덴마크(27.8%), 포르투갈(24.6%), 스위스(21.2%) 등도 10위 안에 들었다. 이밖에 이탈리아와 독일은 각각 17.8%와 11.1%로 집계됐으며 프랑스(8.6%), 영국(6.4%), 미국(6.5%) 등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OECD 전체로는 재생에너지 사용이 25년간 연평균 1.8% 증가했다. 1990년에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5.9%였다.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영국(11.2%)이었으며 룩셈부르크(9.1%), 에스토니아(8.8%), 독일(8.7%), 벨기에(8.2%) 등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비중에서도 한국은 1.6%로 최하위였다.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가 각각 100.0%와 97.7%로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며 오스트리아(81.2%), 뉴질랜드(79.1%), 캐나다(61.9%)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차에너지 총 공급량 가운데 석유(35.6%)와 석탄(30.5%)의 비중이 특히 높았으며 천연가스(16.3%), 원자력(15.4%), 재생에너지(1.1%), 기타(1.1%) 등의 순이었다.재생에너지 중에서는 바이오연료 및 폐기물에너지가 72.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수력(12.2%), 풍력(3.6%), 태양광·조력(7.4%), 지열(4.0%) 등의 순이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제성 위주로 값싼 원자력이나 석탄화력발전을 대폭 확대해 왔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산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센터의 김소희 사무국장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사용에서 안이했다”면서 “과거 정부에서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도 만들었지만 액션 플랜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IEA 기준인 재생에너지 외에 화석연료 폐기물 에너지 등 이른바 ‘신에너지’까지 합쳐 ‘신재생에너지’로 통계를 집계하는 것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라는 지적도 있다. 이상훈 소장은 “정부는 원자력과 석탄으로 전력을 값싸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재생에너지는 부가적으로 다뤘다. 기후변화 시작 전과 후의 정책이 똑같다”면서 “에너지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늘어나는 수요는 재생에너지로 대응한다는 정책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요금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