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갖고 위기 돌파할 리더십·추진력 겸비해야"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오는 9일 올 정기국회가 끝난 뒤 부분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경제부총리 초읽기에 들어갔다.청와대는 노동개혁 및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만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교체 수에 따른 부분 개각을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정부에서 3번째 경제수장이 되는 새 경제부총리는 구조개혁 등 이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경제정책을 마무리해야 하는 중책을 떠맡게 된다.하지만 새 경제 부총리 앞에는 미국의 임박한 금리 인상,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 가계부채 급증 등 녹록지 않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기다리고 있다. 게다가 내년 총선과 이후의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경제정책을 원활히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계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들어 차기 부총리에게는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정치인 출신의 경제 전문가나 관료 출신이 아닌 경제 전문가보다는 행정 경험을 갖춘 경제관료 출신이 새 경제부총리로 적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경제 관료 출신 부총리 후보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아주대 총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관료 출신이 아닌 경제 전문가로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차기 경제 부총리에 대해 “현 정부가 임기 후반으로 접어든 만큼 단기간의 경제 업적보다는 노동개혁처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배짱과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지금처럼 노동개혁을 하는 것에 노동계가 반발하면 야당이 따라서 반발하고 정부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눈치를 봐야 하는 정치인 출신 장관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신이 있어야 하고 보편적 증세 등 재정의 적자구조를 치유하는 해법을 제시할 배짱도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현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현 경제팀은 부양책으로 경기를 살리려고 했지만 난국을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체질 강화가 필수”라면서 “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정책을 구분해 보는 정경분리가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강하게 지키면서 소신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내우외환의 상황"이라면서 "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활성화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제 관련 부처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배 부원장은 “순수 경제 전문가보다는 실무 경험이 있는 관료나 정치적으로 리더십을 보일 수 있는 분이 좋을 것 같다”면서 “경제 정책 경험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중요 선거를 앞두고 복지 부문 등에서 정치적 요구가 강화될 수 있다”며 새 경제부총리는 정치권과 원활한 소통을 하면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등 경제에 부담을 주는 부분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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