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의 10% 이상…내년에도 감원 바람 몰아칠 듯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올 들어 미국과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10만명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위기 때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감원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의 11개 대형은행이 올해 감원한 10만명의 인력은 전체 직원의 10% 이상이라고 FT는 집계했다. 가장 최근에는 네덜란드 라보뱅크가 지난주 9000명을 해고했으며 모건스탠리는 이보다 하루 전에 채권 부문을 포함해 1200명을 감원했다. 영국 바클레이즈와 프랑스의 BNP 파리바도 내년에 감원에 나선다. 바클레이즈는 2만명이 근무하는 투자은행 부문을 축소할 예정으로 3월 1일 실적 발표에 맞춰 감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BNP 파리바는 2월에 새로운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은행은 이미 벨기에 소매 금융 부문에서 1천명 감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형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규제강화와 초저금리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내년에도 바클레이즈와 BNP 파리바 외에 다른 은행에도 감원 바람이 계속 몰아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은행들은 새로운 규제에 따라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해야 하며, 이는 자기자본이익률을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맞추도록 더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FT는 전했다. 노무라증권의 존 피스는 “자기자본이익률이 수긍할만한 수준으로 올라갈 때까지는 감원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디지털화도 장기적으로 인력 감축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소매금융 부문에서는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지점을 폐쇄하고 있으며 투자은행들은 블록체인 같은 온라인 기술을 도입하면서 사무실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5년간 미국 은행과 보험업계에서는 약 40만명이 해고됐다. 유럽의 30대 대형은행에서는 2008∼2014년 8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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