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 "수수료 부담·환매기간 등... 신중한 판단 요해"
[매일일보 서영상 기자]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가 지난달 29일 본격 출시되면서 뉴노멀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1인당 3000만원까지 10년간 매매ㆍ평가차익,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만큼 비과세 해외주식펀드에는 많은 문제점도 내재한다고 지적하며 투자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요구했다.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8개 자산운용사가 선보인 비과세 해외펀드는 신흥국 투자(191개), 선진국 투자(68개), 글로벌 투자(26개), 헬스케어 등 섹터펀드(25개) 등으로 구성됐다.먼저 해외펀드의 경우 펀드매입과 환매에 걸리는 시간이 국내펀드 보다 더 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상품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펀드는 환매청구를 하면 다음날 기준가가 적용, 최대 5일 안에 돈을 받을 수 있지만 해외펀드는 환매청구를 하면 모레 기준가가 적용되고 환매까지 최대 9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한 자금을 투자했다가 필요할 때 환매기간 때문에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 기존 펀드를 환매하고 비과세 해외펀드로 갈아타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비과세 펀드로 갈아탈 경우 부과되는 수수료 부담이 투자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펀드에 가입할 경우 부과되는 수수료는 클래스마다 다르지만 투자금액의 2~3%쯤 된다. 일반적인 펀드의 A클래스는 선취 수수료를 떼는 대신 운용기간에 부과되는 판매수수료가 낮고 C클래스는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운용기간에 부과되는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저금리 시대에 대규모 운용손실을 본 투자자로서는 2~3%의 수수료 부담이 만만찮다.예컨대 글로벌 해외펀드에 500만원을 투자한 뒤 1개월이 채 안 돼 4%의 수익(20만원)을 낸 투자자가 비과세 해외펀드로 갈아탈 경우 이익금의 50%인 환매수수료 (10만원)와 각종 수수료(15만원)를 떼게 되면 비과세 해외펀드에 투자하는 돈은 최초 원금보다 적어질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시중 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1%대인 저금리 시대의 수수료율이 2~3%라는 것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특히 손실을 본 투자자 입장에서는 1%라도 아끼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쌓이는 달러를 해외로 배출하자는 측면에서 도입된 마당에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현시점에서 해외펀드를 활성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며 “당국이 나서서 수수료율을 낮추게 유도 하거나 취약점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고 투자자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자세히 알아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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