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부동산 회복세 영향…연체 줄어 대출 ‘질’은 개선돼
[매일일보 이수빈 기자]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에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개인 신용 등급은 최근 3년 새 꾸준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부채의 절대적인 규모는 커졌지만 신용 등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또 바꿔드림론과 같은 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금융상품의 등장도 신용등급 개선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바꿔드림론은 신용도와 소득이 낮은 서민이 대부업체나 캐피탈사 등에서 받은 고금리 대출을 캠코 보증을 받아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는 서민금융 지원제도다.28일 신용정보업체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국내 신용등급이 있는 4327만명의 신용등급 분포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민의 47.6%는 신용등급이 1~3등급인 상위등급을 기록했다. 상위 3등급까지의 비중은 2012년에는 43.1%로, 최근 3년간 4.5%포인트 올라갔다.중간등급인 4~7등급은 작년에 46%를 기록, 3년 전과 비교해 2.7%포인트 줄었고, 8~10등급은 6.4%로 1.8%포인트 감소했다.개별 등급별로 보면 3등급이 전체의 18.4%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등급(17.9%)과 2등급(15.2%)이 뒤를 이었다.최근 3년간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올라간 가장 큰 원인은 저금리다.3년 전 연 2.75%이던 기준금리는 2015년 6월까지 1.5%로 1.25%포인트 내려갔다.이 사이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78%에서 2013년 말 0.63%, 2014년 말 0.49%, 2015년 말 0.33%로 꾸준히 하락했다.저축은행의 연체율도 2012년 말에는 21.97%에 달했지만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는 11.56%까지 떨어졌고, 연체금액도 같은 기간 7조5763억원에서 3조7297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신용카드사의 연체채권비율(1개월 이상, 대환대출 포함)도 2012년 말 1.85%였지만 지난해 6월 기준으로는 1.57%로 0.26%포인트 떨어졌다.2금융권 이하의 금융기관에서 받던 대출이 시중은행으로 옮겨간 것도 신용등급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금융규제 완화조치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한도가 올라가면서 한도 부족으로 어쩔수 없이 2금융권에서 받았던 대출을 시중 은행으로 돌릴 수 있게 된 것도 소비자들의 신용등급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이 밖에도 하우스푸어로 전락했던 주택소유자들이 지난 해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집을 팔아 대출을 상환할 수 있었던 것도 한 요인으로 보인다.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전년보다 18.8% 증가하며 120만건에 달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신용 평가 방법은 신용정보업체마다 다르지만 기준은 대부분 비슷하다.KCB의 경우 신용등급을 매길 때 신용거래의 종류와 행태를 평가하는 신용거래형태(32%)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