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줄고 회전율도 급락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기업들의 재무구조 악화로 인해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고 있다.2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보증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 2012년(57조59990억원)과 비교해 10조원 가까이 감소한 47조762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도 지난해 실적의 36%에 그친 17조4050억원이었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회사채 발행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시장 수요가 없어 자금조달 수단으로 회사채 시장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회사채 거래량 역시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장내·외 회사채 거래량은 120조2295억원어치다. 회사채 거래량은 2012년 192조7707억원, 2013년 175조6669억원, 2014년 159조5953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회사채 거래량이 줄면서 회전율(거래량/발행잔액)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회전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져 유동성이 부족해진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간 회사채 회전율은 53.43%로 2014년(69.85%) 대비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2012년(96.57%)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우량채보다는 비우량채의 감소폭이 크다. 비우량채로 분류되는 B급(BBB+이하~B) 회사채 발행액은 지난 2012년 8조820조원에서 2013년 2조7410억원, 2014년 2조2150억원, 2015년 2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런 추세는 올 들어서도 이어져 지난 19일까지 8800억원 발생되는 데 그쳤다. 비우량채 시장은 2012년 웅진그룹을 시작으로 STX그룹, 동양그룹 등의 법정관리행이 잇따르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회사채의 원금손실 우려가 부각돼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의 은닉 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을 계기로 조선·해운사들의 위기론이 심화한 것이 회사채 시장 경색에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투자부적격 등급(BB+) 이하에 해당하는 회사채 발행은 시장의 수요가 없어 올 들어 1건도 이뤄지지 못했다.이처럼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은 우량채 시장으로도 파급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A-등급 이하로는 사실상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최근 A급 기업 중 사채발행에 성공하는 곳은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은 우량기업”이라며 “특히 A-등급은 하이일드 펀드로 편입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등급이어서 해당 회사채는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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