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의 저금리·저성장 기조 장기화가 원인
[매일일보 김서온 기자] 주식이나 채권이 대신 해외 부동산과 같은 대체투자(AI) 상품으로 관심을 돌리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늘고 있다.14일 글로벌 부동산종합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해외 부동산에 국내 기관들이 투자한 돈은 총 70억4613만 달러(약 8조2651억원)에 달했다. 8년 전 2억7931억 달러(3276억원)이던 것과 비교해 25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2008∼2009년 금융위기가 찾아오며 잠시 주춤하다가 2011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했다. 특히 2015년을 기점으로 급증했다.이런 추세는 대표 기관투자가 국민연금공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국민연금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금운용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은 2011년 6조3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현재 16조4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미래에셋그룹은 해외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2006년 상하이 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지난해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특급호텔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 호텔 매입에 이어 최근 하와이 오아후의 또 다른 랜드마크 호텔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미국 시애틀 본사 사옥 일부를 인수하기로 했다.최근 거래까지 포함하면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돈이 5조원 넘는다. 지난해 이후 사들인 해외 부동산만 전체 투자금액의 약 60%인 3조800억원이다.기관들의 해외 부동사 투자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은 국내 경기 상황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자 어느 정도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는 해외 부동산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임동수 CBRE코리아 상무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협소하다 보니 기관들이 남는 투자 자금을 해외 부동산 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국내 기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규모는 저금리 기조 속에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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