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장 5개월만에 갑자기 바뀐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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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장 5개월만에 갑자기 바뀐 이유는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0.08.0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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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신동관 법인장 전격 보직해임…정몽구 회장 방미 의전 잘못이 원인?

▲ 지난 7월30일(미국 현지시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위치한 주지사 공관에서 밥 라일리 앨라배마 주지사와 만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매일일보비즈]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공장(HMMA) 법인장(공장장)이 또 바뀌었다. 불과 5개월만의 일이다.

현대자동차는 8월4일자로 신동관 법인장을 보직해임하고 임영득 현지 생산기술 담당 전무를 앨라배마공장의 신임 공장장으로 발령냈다고 6일 밝혔다.

신동관 법인장이 HMMA 법인장으로 발령된 것은 지난 3월8일로, 당시에는 2월 미국 현지에서 발생한 신형 쏘나타 대량 리콜사태의 책임을 물어 김회일 당시 법인장을 보직해임한 바 있다.

갑작스러운 이번 인사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북미 지역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력을 늘리기 위한 차원의 인사라고 볼 수 있다”면서 현지법인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이 지난 7월28일부터 8월1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5개월 만에 미국 현지공장을 둘러보고 왔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 이번 인사배경에 대한 회사 측의 설명을 그대로 듣고 넘기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생산기획 전문가 대신 생산기술 전문가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처럼 실제, 신형 쏘나타와 싼타페가 생산되고 있는 앨라배마 공장은 올 상반기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연간 생산능력 30만대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 2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84.3% 증가한 15만4064대를 생산했다.


1월부터 신형 쏘나타를 본격 생산, 판매하면서 앨라배마 공장의 가동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고, 올 초 판매를 개시한 쏘나타의 경우 6월까지 6만4179대가 판매돼 생산이 판매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요 증가로 생산력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사실 그대로이다.

하지만 이러한 배경이 ‘생산기획’ 전문가인 신동관 전 법인장을 경질하고, ‘생산기술’ 전문가인 임영득 신임 법인장을 선임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몽구 회장 의전을 제대로 못했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이상하게 볼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지만, 재계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그동안 보여온 ‘조변석개’식 수시인사에 길들여져 있는 현대차 직원들 말고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인사라는 반응이다. 그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이번 전격인사의 배경에 신동관 부사장이 정몽구 회장의 방미 기간동안 신 전 법인장이 정 회장의 현장 경영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교체 이유일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5번째 법인장…교체기준은?

어쨌든 이번 인사로 현대자동차 앨라배마공장은 2002년 기공 이후 벌써 5번째 법인장을 맞이했다.

2002년 4월 공장기공 후 건설과정에는 법인장 김양수 부사장(전 인도공장장)-공장장 이문희 부사장(전 울산2공장장) 체제에서 출발해 2005년 5월 준공 당시 법인장은 이문희 부사장이 맡고 있었지만, 이 부사장은 준공 직후 안주수 부사장(전 아산공장장)과 자리를 맞교환했다.

안주수 법인장은 취임 2년 반이 지난 2007년 12월 본사 발령이 났고, 2008년 1월 부법인장이었던 김회일 전무가 법인장으로 임명돼 다시 2010년 2월까지 2년간 재임했으며, 김 법인장의 후임이었던 신동관 법인장은 취임 5개월 만인 지난 4일 임영득 신임 법인장으로 교체됐다.

한편 안주수 법인장이 경질되던 당시에도 재계에서는 실적부진이 경질 원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안 법인장이 이후 현대차 러시아공장장으로 발령돼 현재까지 근무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인을 단순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어보인다.

정 회장이 보여온 일련의 인사스타일에 대해 재계에서는 즉각적인 상벌이 내려지는 현장경영의 단면이라는 우호적인 시선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몽구 회장 특유의 ‘수시인사’로 인해 조직 안정성을 해치고 임직원들의 소속감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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