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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10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개정안에 대한 정책건의서’를 환경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지난 2015년 ‘화평법’의 시행으로 화학물질 관리·등록 업무에 대한 기업 부담이 막대한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등록대상물질의 대폭 확대,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과징금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화평법 개정이 또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경총은 이번 개정안으로 기업 존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개정안의 문제점과 현행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환경부는 법개정을 통해 화학물질 등록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신설하고 등록대상물질을 510종에서 7000여종으로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산업현장은 시험기관 인프라 미흡, 등록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 과도한 등록비용 부담 등으로 현재까지 등록이 완료된 물질은 4종에 불과해 제도 이행률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특히 화학물질의 유해·위험성 자료(등록시 제출자료)를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과도한 비용 문제로 화학물질의 생산을 포기하거나 해당 비용이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례가 확인되는 등 기업 부담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등록의무 위반 시 과징금을 매출액의 5%까지 부과하게 될 경우 기업의 존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개정안은 또한 기존의 유해화학물질 800여종에 대한 신고 대상을 위해우려물질 1300여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를 경우 기업들은 전자제품, 생활용품 등 모든 제품 내 ‘함유’된 1300여종의 위해우려물질을 일일이 파악해 신고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각 제품마다 함유여부와 함유량을 산정·신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반응이다.특히 현행법상 신고대상인 유해화학물질 800여종 수준은 유럽 173종에 비해 4.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따라서 신고대상 물질은 외국의 규제수준을 감안해 최소한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게 경총의 주장이다.개정안은 양에 관계없이 유해화학물질을 양도할 경우 위해성 자료를 별도로 생산·제공토록 한다는 계획이어서 관련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화학물질정보 중 위해성 자료는 전문 시험기관 조차 해당 자료를 생산하기 매우 어렵다. 또한 제조자가 생산하는 물질이 1종이더라도 구매자별로 사용 용도가 상이할 경우 각 용도별 위해성 자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비용부담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따라서 기업들은 국내 위해성자료 생산인프라 여건과 기업 현실을 감안해 연간 10톤 이상의 등록된 화학물질에 한해 위해성 자료를 제공토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경총은 화평법 개정 추진에 앞서, 국내의 부족한 시험 인프라와 기업들의 전문지식 부족 등 어려움을 감안해, 현재 등록대상기존화학물질(510종)의 등록 마감인 내년 6월 이후 그간의 등록 과정에서 확인된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면밀히 파악·개선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화평법 이행률 제고와 합리화 방안으로 △외국기관, 학술논문, 연구보고서 등에 수록된 기존의 유해·위해성 정보를 등록 시 제출자료로 인정, △비의도적 유출 물질에 대해 등록 제외, △과징금 폐지, △위해우려물질 지정 최소화, △등록된 물질에 한해 정보제공 의무 부여, △유해성시험자료 생산지원 사업 및 컨설팅 사업 등 정부 지원 확대, △국내 시험기관 및 전문인력 육성 정책 확충 등을 주요 개선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