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종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 6470원 대비 1060원(16.4%) 올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 관련 업계는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이날 회의에는 근로자 위원(노동계), 사용자 위원(경영계), 공익위원 각 9명씩 모두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임위가 ‘업종별 실태 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자 지난 12일 제10차 전원회의에 불참했던 경영계 측 중소기업·소상공 위원 4명이 모두 참석했다.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시간당 7530원과 7300원을 제시, 표결 결과 15대12로 노동계가 제시한 안으로 확정됐다.타결된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됐고 10% 이상 두 자릿수 인상률은 2007년도(12.3%) 이후 11년만 처음이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月) 단위로 환산(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하면 올해 135만2230원 대비 22만1540원 오른 157만3770원으로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의결된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노사 고통 분담을 통한 상생의 결정”이라며 “치열한 토의와 고민 끝에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종사자들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기업 전반에 부담을 주고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등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중소기업 관계자는 “새 정부의 공약을 감안하더라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높은 수준”이라며 “이번 결정에 따라 내년도 기업의 추가 부담액은 15조2000억원에 달하는 등 과도한 인건비 부담으로 지불 한계를 벗어난 영세 기업들이 범법자로 내몰릴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고 전했다.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우리 기업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간신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카드 수수료 인하 등 국소적 보완책으로는 예상되는 경제 여파를 미봉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경제적 양극화의 가장 밑바닥에서 허덕이는 소상공인들의 눈물을 누가 닦아줄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 한계를 넘어서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안에 전국 소상공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7.4%)을 상회하는 초과 인상분에 대해 직접 지원키로 했다.한편, 최임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되면 장관은 다음달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