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조폭은 “사업 확장 중”
국내 폭력 조직은 유흥업소 오락실 등 조직원들의 월수입은 400만원 가량이며 사행산업 위주로 조직 당 평균 3.9개 업종에 진출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06년 협동연구 과제로 국내 폭력조직 범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벌여 ‘조직폭력배의 소득원’, ‘폭력조직 자금의 동결 방안’, ‘폭력조직의 서식 환경’, ‘폭력조직의 하위문화’ 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지난달 29일 내놨다.
지난해 4월 초 전국 교도소 6곳에 수감된 서로 다른 폭력조직의 조직원 109명을 설문 조사하고 이 중 29명을 면접 조사해 나온 결과를 토대로 ‘조폭 경제학’의 참모습을 살펴본다.
‘친구’, ‘조폭마누라’,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예의 없는 것들’, ‘거룩한 계보’등 조폭은 무분별한 작가들에 의해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의리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수입도 많고 만족도도 높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와 딴판이란 게 범죄전문가들의 얘기다. 폭력조직의 현실은 의리보다는 실리로 엮인 구조이다. 국내 폭력조직원의 월수입은 평균 400만원가량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월수입이 240여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돈벌이’가 되는 셈이다. 조직원의 월평균 수입 분포는 100만~300만원 29.3%, 300만~500만원 28.0%, 500만~1000만원 21.4%등이었다.수입은 부두목>두목>행동대장>고문>조직원 순으로, 중졸>고졸>전문대졸>초졸 순으로 많았다. 행동대장이 30평, 부두목이 40평, 두목이 50~60평대 아파트에서 살고, 상당수가 취미생활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층면접에 참여했던 행동대장 A씨는 “요즘에는 형님들이 동생들이라고 해서 업소를 그냥 물려주는 것은 없다. 조직에서도 돈 계산은 철저하다”고 말했고 행동대원 B씨는 “(조폭이)의리로 뭉친 것으로 알지만 의리로 챙겨주는 일은 거의 없다. 요즘은 의리보다 돈에 사람이 몰린다”고 말했다.폭력조직의 직무 만족도는 경찰보다 높다. 폭력 조직원의 직무 만족도는 ‘보통’이 67.0%로 가장 많고 ‘만족’ 12.3%로 긍정적인 응답이 79.3%인 반면 ‘불만족’은 20.7%에 불과했다.이는 2004년 경찰공무원 1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무 만족도에서 보통 55.9%, 만족 9.5%로 65.4%에 그친 긍정적인 응답과 비교해 볼 때 오히려 경찰보다 높았다.돈만 되면 뭐든지 한다
“기본적인 술장사로 고정수입을 확보한 뒤 각자 부동산ㆍ연예 등 관심분야 사업을 한다. 우리가 손 안대는 사업은 없다고 보면 된다”(수감 중인 폭력조직 부두목 C씨)폭력 미화가 조폭 키운다
연구원은 폭력조직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로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의 피해자ㆍ참고인 진술 거부 ▲신고 기피 ▲법원의 지나치게 가벼운 처벌 ▲열악한 수사 환경 ▲조직폭력을 미화하는 사회 분위기를 꼽았다.특히 조폭을 미화하는 영화나 드라마 등이 넘쳐나면서 폭력배들이 의리를 중시한다거나 남자답다고 여기는 등 국민 의식도 심각하게 왜곡돼 조폭이 사회에 기생하는 토양을 제공하는 것으로 지적됐다.실제로 연구팀이 전국 성인 남녀 20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폭력조직에 대해 응답한 3명 중 2명이 ‘의리를 중시한다’고, 4명 중 1명이 ‘남자답다’고 응답했다.연구진들은 “청소년의 폭력조직 유입차단과 범죄 수익을 완전 몰수하는 동시에 수사단계 및 법정 허위 진술에 대한 철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