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 사례 1 권모씨(남·30대)는 지난해 1월 모바일게임 화폐를 약 38만5000원에 구입했지만 사업자는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정 기간까지 결제한 금액에 대해서만 환급하겠다고 공지했다.#사례 2 임모씨(남·연령미상)는 지난해 12월 모바일게임 패키지상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잘못 구입한 것을 확인 후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약철회를 요청했으나 사업자는 이를 거부했다.앞으로 이같이 일방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청약철회로 환급을 받지 못하는 모바일 게임 소비자 피해가 줄어들 전망이다.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8일 오전 10시 공정위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모바일게임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모바일게임 분야의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지난 10월 27일자로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을 제정했다고 밝혔다.이번에 제정된 표준약관은 회사의 정보제공 강화, 서비스 중단 시 환급규정 신설, 가분적 콘텐츠 청약철회 가능 등 총 29개 조항으로 구성됐다.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사업자는 회사 정보 및 이용약관을 홈페이지나 커뮤니티 카페 등이 아닌 모바일 게임서비스 내에서 제공해야 한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 2013년 제정한 ‘온라인게임 표준약관’과 다른 부분으로, 모바일 게임의 특성을 고려한 조항이다. 이와 함께 문체부 고시 ‘콘텐츠이용자 보호지침’을 참고해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약관을 변경할 때는 30일 전에 회원에게 전자우편이나 문자메시지 등으로 개별 통지하도록 했다.아울러 서비스 중단 시 남아있는 유료아이템에 대해서는 환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아예 환급을 하지 않거나 다른 아이템을 제공해 보상하는 경우가 많았다.또 원칙적으로는 제공이 개시된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청약철회를 할 수 없지만 패키지 아이템 중 개봉하지 않은 가분적(可分的) 콘텐츠에 한해 청약철회가 가능토록 했다. 예를 들어 리니지사가 제공하는 묶음 아이템 A,B,C 중 A를 아직 쓰지 않고 있으면 A에 대한 청약은 철회가 가능하다. 미성년자가 친권자 보호 없이 청약을 한 경우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사업자 책임도 강화했다. 모바일게임 도중 제3자가 제공하는 불법 도박 광고 등에 연결돼 이용자가 손해를 입을 경우 사업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공정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소비자 피해 관련해 공정위가 표준약관 제정을 계획하던 중 지난 2월말 소비자원(한국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건의가 들어왔다”며 이에 “3월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옛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 제정(안) 심사를 청구할 것을 권고했고 이들의 의견을 받아 5월에 넥슨 코리아, 넷마블, 엔씨소프트사 등 대형 게임사와 관계기관 간담회, 두 번의 약관 심사를 거쳐 만들게 됐다”고 제정 과정을 설명했다.다만 온라인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애플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통해 결제를 하므로 수수료 등 환불 과정에서 관련 규정의 부재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번에 제정된 표준약관에서는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애플이나 구글 등은 고려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자상거래 관련 표준약관 규정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개선할 점이 있다면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표준약관이 하나의 기준이자 모델로서 사업자에게 강제력이 없는 점도 한계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표준약관 준수율은 업계마다 다르다. 은행이나 보험사 같은 경우는 공정위가 제정한 표준약관을 90%이상 따르지만 그렇지 않는 업계도 있다”며 “공정위는 사업자가 약관을 준용할 것을 적극 홍보하고 향후 이것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