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등 도로확장공사 현장서 부상자 발생
[144호 경제] 도로 공사 현장에서 교량상판이 또 다시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교통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신동아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5시 10분께 전남 해남 삼산~남창간 도로확장공사 현장에서 교량상판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교량 아래서 쉬고 있던 인부 5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 조치됐다. 익산지방청 도로공사과 K 모 계장은 “사고로 다친 인부 5명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 입원 치료한 뒤 집으로 귀가 조치했다”고 말했다.
삼산~남창간 도로확장공사는 익산지방청에서 발주한 공사로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창리~현산면 고현리 구간 12.76km를 건설하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지난 2003년 8월 30일부터 오는 2011년까지이다.
사고 원인은 무엇?
지반연약인가? 동바리 비틀림 따른 붕괴인가?
이날 사고는 오후 5시10분께 해남군 현산면 삼산~남창간 국도 13호선 현장 가운데 교량상판 콘크리트를 타설 작업을 끝낸 직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공사를 발주한 익산지방청 관계자는 “교량공사는 길이 15m, 폭 6m 가량의 상판일부가 4.5m아래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고원인 등은 경찰, 발주청. 노동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조사반의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노동부측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보고받고 9일 곧바로 현장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그러나 시공을 맡은 건설사가 상판 붕괴 현장에 천막을 치고 복구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고조사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공사를 맡았던 건설사가 사고를 은폐 또는 축소하기 위한 것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사고는 현재로선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발주청, 건설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지반이 연약했기 때문이란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익산지방청과 시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구간 중 사고가 난 공사현장은 연약지반이 약해 붕괴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주청과 건설사 관계자들은 “조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기다려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고원인으로 추측되는 두 번째 원인은 동바리(일명 지보공(支保工))비틀림 현상에 따른 붕괴.동바리란 교량공사 등의 현장에서 교량상판아래 괴는 기둥으로 상판에 콘크리트를 골고루 타설치 않고 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콘크리트를 부을 경우 하중을 이기지 못해 동바리 비틀림 현상이 일어나면서 붕괴된다.건설교통부 관계자는 “교량상판 콘크리트 타설 작업시 설계도에 나타난 순번대로 타설할 경우 하중을 골고루 받아 동바리 비틀림 현상을 막을 수 있지만 이를 어기고 타설할 경우 동바리가 지탱할 수 있는 하중 불균형 현상이 생겨 동바리가 무너지면서 상판이 내려앉게 된다”고 말했다.
시공, 어느 건설사가 맡았나
신동아건설 컨소시엄 참여, 신동아 60%지분 참여
남창~삼산 도로확장공사에 참여한 건설사는 신동아건설 컨소시엄으로, 컨소시엄에는 호남지역업체인 남해종합개발, (주)새한종합건설 등이 참여했다. 도급순위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신동아건설은 45위, 남해종합개발은 116위, 새한종건은 296위를 각각 차지했다. 건설사별 참여 지분율은 신동아건설 60%, 남해종합개발 30%, 새한종건 10% 등이다.이번 사고 조사결과 시공부실로 판명, 부실에 따른 벌점이 부여될 경우 신동아건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시공여부와 관계없이 지분율에 따라 부실점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량상판붕괴와 관련된 부실벌점이 10점이라고 가정했을 경우 신동아건설이 직접 교량공사를 수행치 않았더라고 6점의 부실점수가 적용된다.신동아건설 토목팀 K 모 부장은 “남해종합개발, 새한종건 등이 참여한 신동아건설컨소시엄이 공동으로 남창~삼산간도로 확장공사건설사업을 수주했기 때문에 신동아건설이 도의적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진 못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고가 발생케 되면 공동도급 책임사의 역할이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익산지방청 발주공사만 올 들어 두 번째 사고
지난달 고흥 소록도 연도교 상판 무너져 사망자 발생
교량 상판 붕괴 사고로 발주청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익산지방청이 발주한 교량상판 붕괴사고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사고가 난 곳은 전남 고흥군 소록도 연도교 공사 현장. 교량 상판일부가 붕괴되면서 상판위에서 일하던 인부 10여명이 부서진 상판 콘크리트 덩어리, 철근 등과 함께 22m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와 매몰자가 발생하기도 했다.연도교 공사는 현대건설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익산지방청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지난달 전남 고흥 연도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교량상판붕괴사고에 이어 한달여 만에 또 다시 상판이 무너져 공무원신분으로서 국민들에게 송구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남창~삼산 공사 설계, 감리 어디서 맡았나
극동엔지니어링이 설계, 감리 담당
극동 “설계당시 연약지반 감지됐지만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번 교량상판 붕괴사고원인이 공사구간 연약지반이란 설(說)이 일부에서 제기되면서 공사 설계를 맡았던 회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건설교통부, 건교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남창~삼산 도로확장공사 설계는 극동엔지니어링(주)과 (주)동아기술공사가, 감리는 설계를 맡았던 극동엔지니어링(주)이 각각 맡았다.극동엔지니어링 정 모 전무는 “설계당시 연약지반이란 점이 감지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사고원인이 연약지반에 따른 사고인지의 여부는 말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설계당시 설계도서 작업을 했던 직원은 몇 년전에 퇴직한 상태여서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회사가 설계, 감리 모두 맡을 수 있나?
그렇다면 설계를 맡았던 회사가 감리도 맡을 수 있는 것일까?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설계와 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요건이 갖춰져 있을 경우 등록하면 두 가지 업무 모두 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장단점이 있다.우선 장점으론, 설계와 감리를 같은 회사가 맡았을 경우 공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단 점이 있다. 내가 설계를 한 만큼 잘 알기 때문에 공사가 수월하게 진행된다는 것이다.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건설교통부 건설환경팀 관계자는 “한 회사가 설계와 감리를 동시에 맡게 될 경우 그 회사가 설계를 한 내용대로 감리를 하는 만큼 감리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는 반면 잘못될 경우 부실벌점을 받게 되기 때문에 이를 감추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교량상판 사고원인 조사결과는 한달, 길게는 한달 반정도 지나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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