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한국당 개헌안 공개 예정 / 대통령 4년 연임제는 수용 가능성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개헌안을 26일 발의하면 자유한국당도 자체 개헌안을 공개하며 맞불을 놓을 방침이다. 한국당은 '책임총리제'를 여권에서 수용할 경우 개헌 논의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히며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그동안 개헌의 윤곽만을 그리는데 그치고 있던 한국당은 5일 김성태 원내대표를 통해 책임총리제를 골자로 한 구체적인 개헌안을 이번 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언론에 "분권형 대통령제와 책임총리제라는 기본 입장에서 더 구체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을 이번 주 중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26일부터 국회 헌법개정및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 김재경 위원장을 중심으로 논의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이라며 "국회 개헌 논의의 주체는 헌정특위"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헌정특위에서 정리가 잘 안 되는 부분은 교섭단체 간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가르마를 타주고 큰 줄기를 잡아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원내대표와 헌정특위 간사 간 회동인 '2+2+2 협의체' 등은 헌정특위를 무력화시키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처럼 한국당은 청와대의 개헌 주도권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종전보다는 유연한 입장변화도 보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제만 실현된다면 한국당은 개헌의 완성을 위해 사실상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여권이 국회 선출 책임총리제 요구를 수용할 경우 청와대가 주장하는 대통령 4년 연임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으로 보인다.하지만 이를 여권이 수용할지가 문제다. 청와대는 국회의 총리선출에 대해 '의원내각제'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상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청와대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에 "대통령과 전혀 호흡을 맞출 수 없는 총리를 국회에서 추천할 경우 국가적 혼란과 이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누가 감당하겠나"라며 한국당 측 요구를 일축했다.다만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개헌안 발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여권이 이 같은 입장을 계속 고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협상 시한을 두고서도 여야는 입장차가 확연하다. 일단 민주당은 늦어도 5월 4일까지는 개헌안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헌법과 법률을 고려했을 때 정부 개헌안의 의결 시한은 5월 24일로, 국회가 협상을 통해 개헌안을 도출해 내고 이를 정부 개헌안 대신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서는 4일이 마지노선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국회 개헌안이 합의된다면 정부 개헌안은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반면 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반대하고 있어 국회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표대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한국단은 헌정특위의 활동 만료 시점인 오는 6월 말을 협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