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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근 경제지표들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체감경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2018년 3월 현재까지도 가파르지는 않지만,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들도 모두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서민들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기만 하다. 고용시장은 여전히 냉랭해 정부가 추진하는 강력한 일자리 정책이 전혀 먹혀 들어가고 있지 않다. 여기에 최근 자동차, 조선업의 부진 속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크게 악화돼 있다.이러한 가운데 지역 경기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호남권, 대경권, 제주권의 경기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이러한 지역 경기의 악화는 여러 가지 원인 있겠으나, 지난해 지역경기 개선을 견인하던 건설투자의 악화가 직접적이다.실제로 한국은행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7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의 7.6%의 가파른 성장세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3%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 건설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에만 전월 대비 3.8%나 감소했다. 이러한 건설투자 악화는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강원,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건설업은 생산이나 고용 측면에서 2~3위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제조업보다 건설업의 생산 규모나 고용이 크다. 다른 지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설업은 생산이나 고용 측면에서 대부분 상위 업종에 속한다.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뚜렷한 지역발전정책에 대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지역의 건설 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지역의 위기감은 다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축으로 인해 지역의 건설물량이 급격히 위축된데다 지방선거 등으로 예정된 사업 발주도 늦어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역건설업이 악화되고 이는 지역경제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바로 지금이 지역건설업의 활성화에 대해 고민할 때다. 위축되고 있는 지역경제에 있어 지역 건설업의 활성화 정책 추진의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크기 때문이다.지자체에서는 지역경제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확충과 연계한 지역건설업의 역할 확대를 모색하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육성 및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지역경제 성장과 직결돼 있는 지역 핵심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선적인 예산 배정을 통해 지역 건설업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지역의 우량 건설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건설 정책·제도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