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현행 3.00%로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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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현행 3.00%로 동결
  • 이황윤 기자
  • 승인 2011.05.1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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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상승세 주춤...글로벌 경기 낙관론 경계심 작용
[매일일보]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두 달 연속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동결했다고 발표해다.

작년 11월이후 두달에 한번 금리를 인상해온 한국은행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달에는 금리를 0.25%올릴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예측이었다.

김중수호는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도 통화신용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베이비 스탭(baby step)'을 표방해왔다.

한은이 기준 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한 것은 올 들어 고공비행을 거듭해온 소비자 물가가 이미 고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물가는 올 들어 넉 달 연속 4%대 상승세를 유지해왔지만, 물가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한은의 '금리 인상 부담'을 한결 덜어줬다는 뜻이다.

◇소비자물가 상승압력 둔화…정책선택폭 넓혀

소비자 물가 상승폭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1월 0.9%p↑ ▲2월 0.8%p↑ ▲3월 0.5%p↑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올들어 고공비행을 하던 소비자 물가가 한풀 꺽인 것은 작년 이후 '이상 기온'에 따른 소출량 하락으로 가격이 급등한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하는 등 공급 측면의 가격 상승 압박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국제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상품시장에서도 조정 양상이 뚜렷해 지고 있는 것도 금리 동결에 한몫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도 한은의 부담을 덜었다. 최근 달러 강세속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080원선에서 보합권을 형성하며, 수입물가 상승 압박을 덜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경기가 수출 호조를 보이는 동시에 내수도 증가하는 등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취업자수가 전년보다 매월 30만명씩 늘고 있다는 것도 금리동결 행보에 한몫했다. 금리를 올렸다가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중동정정불안 여전한 부담

저축은행 부실, 가계 부채, 중동의 정정불안을 비롯한 대내외 불안요인들은 김총재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강박이다.

중동·북아프리카의 재스민 혁명에서 비롯된 국제 유가 상승세는 주춤하고 있지만, 이집트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정정 불안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 확대되며 수요 측면의 압박이 점차 거세질 것으로 보여,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언제든지 다시 들썩거릴 수 있는 것도 부담거리다.

그리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재정위기, 일본 원전 사태 수습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이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근접한 가운데 기준 금리를 올렸다가 자칫 저축은행 사태에 터지고, 공공요금 인상 압박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서민들의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확장국면으로 진입했지만, 낙관론을 유지하기에는 국내외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는 경기상승에 따른 수요압력과 고유가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면서 "수출 호조로 경제 성장세 지속하겠지만 국제 유가 불안, 유로지역 재정문제 등이 성장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금리정책은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이번달 '기준 금리 동결'로 통화금융정책의 일관성을 어느 정도는 입증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이다.

홍춘욱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정책의사결정 을 바꾸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다"며 특히 "부동산 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데다, DTI규제로 침체가 심화되고 있어 금리인상으로 다시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 걱정을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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