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불출마' 범여 대통합 탄력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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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불출마' 범여 대통합 탄력받는다
  • 매일일보
  • 승인 2007.06.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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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범여권 대통합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통합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전 의장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통합의 광장을 만들기 위해 벌판으로 달려가겠다. 묵묵히 통합의 징검다리를 만드는 일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정동영 천정배 전 장관, 김혁규 의원 그리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조건 없는 국민경선 참여 선언'을 요청했다. 김 전 의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그동안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구상해온 두 갈래의 대통합 추진 방식과 맥을 같이 한다. '세력 통합'과 '후보 통합'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제3지대 신당창당'은 열린우리당은 물론 탈당파, 민주당 대통합파 그리고 개혁적 시민사회 세력을 하나로 묶는 대통합 구상이다. 이에 대한 해당 구성원들의 이해와 의지는 높아 보이지만, 제 정파를 한 자리에 모아낼 구심점이 부재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시민사회는 시민사회대로 개별 행보에 나서고 있으며, 한발 더 나아가 주도권 다툼 양상까지 엿보인다. 기존 정치권 특히 열린우리당내 대선 예비주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득권은 '제3지대' 합류가 기대되는 제 세력들의 발목을 잡는 대통합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내 일정한 세력을 지닌 김 전 의장이 기득권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제3지대 신당창당' 추진에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직후 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은 한 목소리로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대통합을 위한 살신성인의 결단"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대통합의 전기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민병두 의원은 "김 전 의장이 기득권을 버리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며 "그의 칼은 도덕적 권위를 갖게 되었고 통합에 관한한 그는 법이자 길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대선 예비후보간 합의를 통한 대통합 추진도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김 전 의장의 제안으로 후보연석회의 개최가 몇차례 시도되기는 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각자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한 테이블에 모인다는 게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김 전 의장이 대선 불출마와 열린우리당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후보연석회의 제안이 보다 중립적인 모양새를 갖출 수 있게 됐다. 후보연석회의는 범여권 내에서 진행중인 국민경선추진과도 연결된다. 김 전 의장과 가까운 우원식 의원은 "후보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시민사회 원로께 나서주시길 요청하기도 했지만 잘 안됐다"며 "결국 김 전 의장 본인이 희생적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범여권 대선 예비주자들도 어떤 형태이던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서혜석 대변인은 "김 전 의장이 일일이 거명하신 분들은 빨리 결단으로 답해야 한다"며 "아무 조건 없이 국민경선의 장, 국민참여, 경선참여를 선언해야한다"고 밝혔다. 범여권 대통합의 또 다른 축인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까지 파급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양당은 당대당 통합을 통해 통합민주당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 전 의장은 민주당과 통합신당 의원들을 향해 "소통합을 반대하고 국민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 대통합의 징검다리가 되어 달라"고 촉구했지만 그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전 의장이 대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통합국면의 주도권을 노리기 위한 계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민주당의 분열을 유도하는 언사는 그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경계했다. 김한길 통합신당 대표도 이날 오전 통합추진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간판 바꿔달기를 시도한다는 소식이 있어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간판만 바꿔달겠다는 발상은 국민을 깔보는 태도이다"고 비판했다. / 안성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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