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주식워런트증권(ELW) 관련 스캘퍼(scalper·초단타 매매자)들은 물론 특혜를 제공한 12개 증권사 대표이사 등이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는 ELW의 매매과정에서 부정행위를 한 스캘퍼 손모(40)씨 등 스캘퍼 5개 조직 18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검찰은 스캘퍼들로부터 수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증권사 직원 김모씨 등은 물론 스캘퍼 조직에게 주문체결전용시스템 등 특혜를 제공한 국내 12개 증권사 대표이사 및 핵심임원 등 30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해당 증권사 법인은 금감원에 통보했다.

'ELW'는 특정대상물을 사전에 정한 미래의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유가증권을 뜻한다.

하지만 현재의 ELW는 시장 개설 이후 스캘퍼와 증권사에게는 이익을, 일반 개인투자자는 예외 없이 손실이 발생해왔다.

초단타 거래가 대부부인 ELW 거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속도'다. 스캘퍼와 증권사는 이 '속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부정행위를 통해 거액을 챙겼다.

스캘퍼들은 거래소와 물리적 거리를 줄이거나 전송속도를 높이기 위해 보안장치를 거치지 않거나 특정 프로그램이 탑재된 컴퓨터를 증권회사 내부 전산망에 연결하게 하는 등 다양한 특혜를 제공받았다.

증권사는 내부전산망을 제공하면서 ELW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해 일반투자자를 유인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특히 처리속도가 중요한 ELW 거래에서 스캘퍼들은 일반투자자들에 비해 3~8배까지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스캘퍼는 1인당 최고 10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검찰은 스캘퍼들에게 특혜를 제공한 12개 증권사 대표이사 및 핵심임원들도로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이성윤 부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파생상품시장의 ELW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해 최초로 자본시장법을 적용해 수사한 사례"라며 "이는 마치 장애물경기에서 주최측과 특정 선수가 짜고 특정선수들에게 스타트라인을 앞당겨 준 것에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개 증권사 대표들 기소에 대해서는 "ELW거래에 있어서 불법행위는 증권사간 과도한 시장점유율 경쟁과 스캘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발생한 것"이라며 "범행의 직접 생행행위자인 증권사의 하위직 직원들을 기소하는 것보다는 지시하고 감독하는 대표들을 기소함으로써 지위에 맞는 형사 책임을 묻고자 함"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8년 스캘퍼는 전체 ELW 참여 계좌 중 0.16%(76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거래대금의 7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