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무덥고 동네는 한산… 시장상인, 매출부진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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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은 무덥고 동네는 한산… 시장상인, 매출부진에 한숨
  • 나기호 기자
  • 승인 2018.08.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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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하나에 버티는 상인들, 경기침체에 폭염 ‘이중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 거리는 한산해지고 고객들은 고온에 노출된 전통시장보다 시원한 설비시설을 갖춘 백화점·대형마트로 고개를 돌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찜통더위에 매출부진까지 겹친 시장상인들은 지친 몸을 가눌 곳도 없었다.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치솟아 대구를 제치는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1942년 8월1일 대구에서 기록된 40도를 넘는 76년 만의 기록이자 기상관측 이래 111년만의 최고의 폭염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은 지속되고 밤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폭염의 여파는 생계터전인 전통시장으로 번졌다. 전국의 전통시장들은 일제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고, 급기야 휴점을 택한 점포도 상당 수 나타났다.전국 10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경기도 광명전통시장에는 고온에 취약한 생선과 정육·채소류를 취급하는 상인들의 시름 섞인 표정이 가득했다. 점포마다 진열대 물건은 거의 볼 수 없었고, 냉장시설 관리에 더 취중한 모습이었다.한 상인은 “체감온도가 43도라는데 물건을 진열대 올려놓으면 손님들이 위생상 꺼려한다”며 “손님도 평소보다 40% 가까이 줄어,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든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떡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폭염으로 미리 만드는 기본 수량은 많이 줄었고, 거의 주문으로 이어지는 매출 말고는 손님들 손길을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다.폭염을 대비한 전통시장의 기반시설도 부족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전통시장은 이용자들의 편의와 안전성을 위해 주차장이나 소방안전 등에 대한 시설 규모를 확대했다. 그나마 급하게 설치한 그늘막이나 무더위쉼터를 갖춘 전통시장의 경우 이번 폭염을 해소하기에 협소한 수준이다. 더욱이 시장 내 1인 체제로 운영하는 소규모 점포들은 선풍기와 천막 하나에 의지하는 등 체감온도 50도에 육박한 고온에 노출돼 힘겨운 장사를 하고 있었다.해외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긴 상태다. 국내 전통시장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착한가격·맛집’이라는 소문으로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가마솥더위 탓에 시원한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으로 몰려 전통시장은 심각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올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까지 더해져 버틸 체력마져 고갈되고 있었다.의정부제일시장 한 상인은 “정작 힘든 상인들은 어디가서 하소연 할 시간도 없다. 폭염에 고객들은 끊기고, 경기는 말로 표현 못할 만큼 장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인들이 체감할만한 정부의 후속대책은 역시나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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