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국 축구가 라이벌 일본에 완전히 무너졌다.
90분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한국은 1974년 1-4 패배 이후 무려 37년 만에 3골차로 패배하는 수모를 당했다. 1998년부터 이어져 오던 일본 원정 무패(3승2무) 기록도 막을 내렸다. 역대전적은 40승22무13패가 됐다.
2010남아공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부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2014브라질월드컵 예선 전망도 급격히 어두워졌다.
변명의 여지 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한국은 박주영(AS모나코)을 최전방에 두고 이근호(감바 오사카)-구자철(볼프스부르크)-김정우(상주상무)에게 뒤를 받치게 하는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전반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전반 7분 이근호의 헤딩슛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한 한국은 1분 뒤 차두리(셀틱)의 벼락 같은 중거리 슛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선제골은 전반 34분 터졌다. '일본 축구 신성'으로 불리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는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의 패스를 이충성이 살짝 흘려주자 오른발 땅볼로 정확히 차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는 3명의 한국 수비수가 자리를 잡고 있었지만 가가와 한 명을 잡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6분 김신욱(울산)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교체 투입해 반격을 꾀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미드필더진을 완벽히 장악한 일본은 정교하고 빠른 패스로 한국을 압박해왔다.
일본은 후반 7분 혼다의 골로 두 골차로 달아났다. 대표팀 합류 인터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며 필승 각오를 다졌던 혼다는 고마노의 크로스를 가볍게 차넣었다.
2분 뒤에는 첫 골의 주인공 가가와까지 가세했다. 가가와는 기요타케 히로시(감바 오사카)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발 슛으로 한국에 세 번째 실점을 안겼다.
이 후에도 경기는 일본 페이스로 흘러갔다. 일본이 자랑하는 혼다-가가와-이충성 삼각편대는 계속해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25분 우치다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온 것은 한국에 다행이었다.
한국은 후반 30분 구자철이 일대일 찬스를 놓치는 등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그대로 고개를 떨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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