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일부 인정하면서도 '성장통' 규정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여당은 보수야당으로부터 '소득주도성장 폐기'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고통스럽지만 인내해야 한다"며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고용 쇼크'라는 부작용을 '성장통'으로 규정한 것이다. 다만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부인해 오던 입장에서 일부 변화가 보인 점은 주목된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거두고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는 다소의 시간을 고통스럽지만 인내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정책의 변경이 아니라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이고, 수년 전부터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경제 체질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체질을 변화시킬 때까지 정부의 '시의적절한 재정확대'와 '공공의 역할과 비중 확대'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날 당정청은 긴급회동을 통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 증가율(12.6%)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추 대표는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혁신성장이 J노믹스의 또 다른 축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기업이 투자 의욕 가지고 투자하게끔 하는 것이 혁신성장의 목표인 것이고 한편 폭염처럼 타들어간 민생 살리기 위해 꼭 절실한 것이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라며 "어느 한쪽이 맞냐, 아니냐 논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 두 축이 잘 굴러가야 된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이 성장통을 겪는 동안 혁신성장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동시에 소득주도성장을 상징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혁신성장을 상징하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간 갈등설을 진화하려는 의도도 담겼다. 추 대표는 "마치 그것이 서로 다투고 있는 것인 양 보도가 나가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했다.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이 같은 민주당의 인식은 차기 지도부가 출범한 뒤에도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유력한 당권주자인 이해찬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 "소득주도성장은 우리가 원체 양극화 돼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해나가면서도, 혁신성장을 또 추구해야 한다"면서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되 그것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원천기술이 부족한 나라이기 때문에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많이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경쟁자인 송영길, 김진표 후보도 소득주도성장을 두고서는 이 후보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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