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아주그룹이 상온양생만으로도 4시간만에 탈형이 가능한 초고성능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아주그룹 계열사인 아주산업은 1년여 간의 연구개발 끝에 상온에서도 압축강도 150MPa(메가파스칼, 1㎠당 1.5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강도)를 구현할 수 있는 초고성능 콘크리트 조성물인 ‘콘크리트 랩’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이달부터 출시를 시작한 ‘콘크리트 랩’의 색상은 회색과 백색 2종이며, 20kg짜리 소포장 형태로 자체 영업망과 외부 전문유통망을 활용해 판매될 예정이다.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는 압축강도가 100~200MPa에 달해, 일반 콘크리트(21~27MPa)보다 5배 이상의 압축강도를 낼 수 있는 특수소재다.또 콘크리트에 고성능 감수제, 강섬유 등을 혼합해 유연성이 뛰어나고 내구성도 강해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일반 콘크리트가 양생하는데 12~24시간 이상 걸리는 것과 비교해 ‘콘크리트 랩’은 4시간 정도면 충분해 빠른 탈형(거푸집 제거 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한 번 설치하면 유지보수가 필요 없고 탄소배출도 20~30% 가량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이다.고온증기양생 과정을 필히 거쳐야 하는 초고성능 콘크리트의 일반적인 특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별도의 고온양생시설 없이도 상온에서 150MPa 이상으로 압축강도를 극대화하고 4~6시간만에 탈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국내 최초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고온증기양생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장소적 제약과 함께, 건축 내외장재 등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콘크리트 랩’은 기본 초고성능 콘크리트가 가진 장점에 더해, 별도의 양생시설 없이도 상온에서 빠르게 양생이 가능해 장소적, 시간적 제약없이 형틀만 있다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특히, 이 제품은 각종 건축물 내외장재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콘크리트 랩’은 철근 없이도 건물의 구조체 역할을 할 수 있고 강도와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두께가 얇아 3D패널 등 원하는 디자인을 자유롭게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또한 기존의 네모 반듯하고 밋밋했던 건축물 외장재의 한계를 극복하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무궁무진하게 연출할 수 있어 건축물 외장재로 많이 사용되는 대리석이나 알루미늄 패널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윤기원 아주기술연구소 소장은 “초고성능 콘크리트는 해외에서 이미 건축 내외장재를 비롯해, 토목, 아웃도어 퍼니처 등에 활용될 만큼 친환경 고성능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상온양생 초고성능 콘크리트 개발이라는 국내 최초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 더 얇고 강한 패널 등 건축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제품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에 개발된 초고성능 콘크리트 조성물은 아주산업 부설 아주기술연구소에서 제품개발 구상에 들어간 지난해 2월부터 1년이 넘게 연구개발에 매진해 이뤄 낸 성과다. 현재 ‘속경성 초고성능 섬유보강 시멘트계 복합재료 조성물 및 이를 이용한 시공방법’에 대한 특허출원을 마치고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향후 아주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색상과 그 크기를 5~10kg짜리로 줄여 제품군을 8종으로 다양화하고, 온라인 판매 등 유통채널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한편, 아주그룹은 2004년 아주기술연구소 설립 이후, ‘초고성능 콘크리트 조성물’ 개발을 비롯해, ‘저탄소·저발열 콘크리트’, 새집증후군의 원인균으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를 분해하는 ‘공기청정 콘크리트’, 온도 변화나 빛의 세기에 따라 색이 변하는 ‘기능성컬러 콘크리트’ 등 다양한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