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당초 이날 오전에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에 권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법원에서 발부받은 구인장을 집행, 오후에 그를 강제 구인해 왔다.
검찰에 따르면 권 회장은 조세피난처에 거주하며 사업하는 것처럼 위장해 2200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다. 또 국내 조선사들과 선박건조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일부를 리베이트 받는 방식으로 회삿돈 90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과 세무당국은 권 회장이 수익금 일부를 국내에 투자해 외국회사 명의로 호텔과 공장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조세 피난처에 예금으로 예치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권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권 회장 아들의 병역문제를 해결해 줬다는 의혹이 있는 현직 지방병무지청장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이날 체포했다.
A씨는 지난 2006년 서울 지하철 공익근무 요원으로 근무하던 권 회장 아들을 복무 기간이 끝나기 전에 소집해제 시켜주는 대가로 권 회장에게서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형선박 175척(국세청 발표 160척)을 보유한 권 회장은 국제 해운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로 '한국의 오나시스(그리스 출신의 선박왕)'로 불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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