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부장판사 정영훈)는 술에 취해 같은 아파트 80대 할머니를 뒤따라 집에 침입해 상해를 가한 혐의(주거침입 등)로 기소된 권모(56)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권씨는 저항할 능력이 없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혼자 살고 있는 주거에 침입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권씨는 알코올의 존중 양극성 장애의 질환을 지낸 사람으로 사건 당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셨지만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상태로 보인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누군가 집에 들어와서 돌멩이를 성기에 넣었고 칼로 손목을 찔렀다'는 등의 진술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의 신체에는 상해나 폭행을 당한 외상의 흔적이나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전에도 화장실을 가다가 넘어져 다친 적 있었다는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진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병원에서 작성한 진료기록부에도 피해자에게 특이한 외상을 발견할 수 없다고 기재된 점 등을 고려해 무죄로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B아파트에 살고 있던 권씨는 지난해 8월2일 오후 2시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놀이터에서 쉬다가 들어가는 A(80·여)씨를 부축하는 것처럼 뒤따라갔다.
A씨는 권씨의 부축을 거부했지만, 권씨는 A씨 집으로 따라 들어가 전치 12주의 상해를 가하고 성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검찰은 성폭행 부분에 대해서는 혐의사실 입증이 어려워 공소사실에서 제외, 공소장을 변경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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