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vs. 삼성 '누구말이 맞나'
[매일일보제휴사=뉴시스]5일 오전과 오후 삼성그룹과 김용철 변호사 측이 각각 삼성 비자금 등에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양쪽의 주장에는 모순이 적지 않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기자회견 후 “뇌물수수 명단을 분실 우려 때문에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의 명단은 기업과 법조계의 유착이 드러나는 결정적인 문서다. 이들은 또 당초 약속했던 이재용 전무의 재산 형성과정에 대한 구체적 물증도 제시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의 진술에도 일관성이 없다. 차명계좌 개설 관련, 김 변호사는 수 차례 인터뷰를 통해 삼성 입사 후 비서가 주민등록증 사본을 요구하길래 준 기억이 있다며 그것을 이용해 계좌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MBC 뉴스에서는 통장들을 처음 만들 때는 동의 했지만 거액이 드나든 사실은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또 “최근까지도 비자금의 실체를 몰랐다”, “5월 삼성 직원이 찾아와 세금을 대신 내달라며 돈을 주고 갔다”, “퇴사한 뒤인 2004년 말에 증권사에서 내역서가 날아와 알았다”는 등 차명계좌 인지 시점도 인터뷰 시기에 따라 제 각각이다.법무법인 서정에서 받은 고문료도 명확지 않다. 서정과의 법정 다툼에서는 “삼성의 고문료는 서정이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한겨레21’과 인터뷰하면서는 “삼성 임원 퇴직 후 프로그램으로 받았다”고 직접 고문료를 받았다고 번복했다.
이 회장의 문건에는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 받는 사람(추미애 등)에게 주면 부담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와인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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