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비준한 '9월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합의'의 법적 효력을 놓고 24일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법리 전쟁에 돌입했다. 이날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단독 재가 행위가 헌법 제60조 1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 헌법 위반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또 비용추계 심사 등 국회 차원의 대응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평양공동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필요성과 관련 "수역설정, 포사격 기동훈련 금지, 군사분계선 주변 공중정찰활동 등 구체적 군사조치를 명시한 군사합의는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이라며 "군사합의가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인지 아닌지 초등학생도 알만한 사안을 두고 청와대나 법제처는 줄곧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만 둘러대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헌법 제60조 1항에는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강화조약 등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체결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가진다'고 되어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의 단독재가의 근거가 된 법제처의 해석에 따르면 제1차 남북정상회담의 결실인 판문점선언은 국회비준 대상이지만 판문전선언의 아들격인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이거나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경우가 아니기에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다. 한국당은 재정 부담이 아닌 안전 보장 관련 사안이라는 이유로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수라는 주장이다.한편 이날 청와대와 한국당은 군사합의에 대한 대통령 비준의 위헌 문제와 관련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북한은 헌법과 우리 법률 체계에서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북한과 맺은 합의나 약속은 조약이 아니기에 헌법이 적용될 수 없고 위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이를 위헌이라고 주장한다면 북한을 엄연한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위헌 주장 자체가 오히려 위헌적 발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를 요구하는 순간 이미 국가간 관계에 준해서 법적 행위를 인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