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당일 사직서 '초유 사태' / 자진 감사청구에 원안위가 취하
[매일일보 김나현 박규리 기자]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9일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에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 무시’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인사검증시스템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 위원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직서는 인사혁신처에 제출된 직후 바로 수리됐다. 이에 올해 1월에 취임한 강 위원장은 임기 3년 중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강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결격사유 논란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강 위원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 시절이던 2015년 원자력연구원 사업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원안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이용자나 원자력 이용단체의 사업에 관여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위원 결격사유로 규정된다. 이에 일부 야당의원들은 라돈침대 등 생활방사선 부실대응 문제와 함께 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사직서 제출에 앞서 강 위원장이 지난 26일 감사원 감사를 자진 청구한 사실도 알려졌다. 강 위원장의 감사 청구 내용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결격사유 여부 확인’이지만 감사원의 감사는 진행되지 않는다. 원안위가 감사청구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사표를 제출한 이상 감사할 의미가 없다는 이유다.이날 오전 강 위원장이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자 여야를 불문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제기된 문제로 사퇴를 하려했다면 오늘이라도 이 자리에 나와 소회도 밝히고 사퇴 이유를 밝히는 것이 도리”라면서 “국회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감 당일에 차관급 인사가 사직서를 낸 건 초유의 사태”라며 “강 위원장은 위증 말고도 무책임함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자유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인사참사’로 규정하고 청와대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송희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원안위원장이 국감을 앞두고 돌연 사퇴를 한 것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할 정부가 보여준 무능의 극치”라면서 “청와대는 인사 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위원장 임명 당시 안전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원자핵공학자로서 원자력 안전규제 정책의 투명성과 소통을 강화하고 독립기구로서 원안위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면서 “도대체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있기는 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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