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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내 단합을 강조하는 동시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형평성 논란도 잠재우려는 차원으로 보인다.김 지사는 12일 오후 늦게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지사께서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당의 단합을 위한 충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당을 위해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최고위원과 중앙위원(기초단체장 당연직) 사이에 있는 당연직 당무위원을 맡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8월 24일 '드루킹' 김동원씨와 불법 여론조작을 공모하고 그에게 고위 외교관직을 제안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김 지사가 돌연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배경에는 당내 유력 정치인들의 잇딴 스캔들로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정부와 당이 많이 어렵다. 우리의 노력이 아직 국민들 피부에 와 닿지 못하고 있다"며 "가는 길이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은 국민의 성공이다.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당의 힘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고 했다.특히 당 내부에서 이 지사 징계 조치를 윤리심판원으로 넘기는 방안까지 논의된 사실이 표면으로 드러나자 일각에서 제기된 형평성 논란도 김 지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날 민주당은 검찰에 기소된 이 지사에 대해 별도 징계 절차를 밟지 않고 당원권을 유보하기로 밝혔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이 이뤄지냐는 질의에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혀 별개 사안"이며 "논의한 바도 없고 논의할 예정도 없다"고 했다.한편 야당은 두 도지사가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도지사직을 내려놓는 게 백의종군이라며 쓴소리를 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3일 촌평을 내어 "도지사직을 붙들고 백의종군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 벼슬을 내려놓는 것이 백의종군"이라며 "이·김 지사는 백의종군을 말할 양심이 없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당연직 몇 자리 내려놓고 당분간 당원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정도를 백의종군이라니, 지나친 침소봉대가 아닐 수 없다"며 "당직 내려놓고 백의종군이 아니라, 도 지사직 내려놓고 백번사죄가 답"이라고 했다.